어떤 사람이 동성애자가 되나요?
누구도 ‘어떤 사람이 이성애자가 되나요?’라고 질문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이성’에게 끌리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동성애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랍니다. 어쩌다가 동성애자가 되었느냐는 질문을 받게 되면, 동성애자들은 매우 곤혹스러워진답니다. 그런 질문에 깔려 있는 생각이 의심스러우니까요. 그런 질문이 나오게 되는 배경에는 동성애를 ‘비정상’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시선이 깔려있으니까요.
어떤 사람이 동성애자가 되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끊임없이 계속되어왔습니다. 이성애만이 진리라고 믿어왔던 연구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과학'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동성애의 원인을 규명해내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거예요. ‘남성호르몬이 많은 여성이 레즈비언이 된다'든지, '왼손잡이 중에 동성애자가 많다'든지 하는 설들에 대해서 말이지요. 하지만 그 어떠한 연구 결과도 동성애자들의 정체성에 대해 설명해 주지는 못합니다. 애초에 원인을 찾을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동성애자들 가운데에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동성 친구에게 관심이 있었다는 사람도 있고, 어느 특정 시기에 특정한 사건이나 사람이 계기가 되어 동성애자라는 걸 알게 됐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동성애자가 되느냐, 이성애자가 되느냐에 있어서 특정한 이유가 정해져있는 게 아니라, 사람마다 다른 것이지요. 동성애자라고 해서 다 같은 게 아니라 저마다 경험과 생각이 다르고, 동성애자라고 인식하게 된 계기나 시점들도 다른 거예요.
동성애에 대해서 '왜 그럴까?', ‘어떤 사연이 있길래 동성애자가 된걸까?’라고 의아해하는 것은 동성애자에 대해서 왜곡된 편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동성애에 대해 정말 이해하고 싶다면, ‘왜?’라는 질문을 던지기보다는 오히려 '왜 동성애자들만 그런 질문을 받게 되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는 편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