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사귀는 동성 친구의 부모한테 알려서라도 애들을 못 만나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동성애 성향은 잠잠하게 가라앉히지 않아도 됩니다. 동성에게 반하고 동성에게 성적으로 자극 받고 동성과 사귀는 것, 다 괜찮습니다. 비뚤어지는 거라고 생각지 마세요. 자녀가 동성 친구를 좋아한다고 해서, 동성 친구와 교제를 한다고 해서 자녀한테 무슨 문제가 있는 거라 생각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그대로 두어도 좋습니다. 잘 발전해 나가도록 격려해 주는 것도 좋습니다. 이성애에 대해 알려주고 이성애를 권장하는 정보는 넘치는데 비해 동성애나 양성애 등 다른 성적지향에 대해서는 영 정보가 부족한 세상이므로 동성애 관련 정보를 더 많이 접하도록 도와주는 겁니다. 그래야 관점에 균형이 잡힐 테니까요. 이성한테만 연애 감정을 품게 되는 청소년도 있겠지만 동성에게만 끌리거나 이성과 동성에 두루 끌리는 경험을 하는 청소년도 많습니다. 어떤 경우도 이상하지 않아요. 저마다 자기가 경험하는 이끌림을 바탕으로 자기 자신을 더 깊이 탐색해 나가도록 지켜봐 주면 됩니다. 자기한테 가장 편안하고 잘 맞는 방향으로 감정을 키워가고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도와주면 됩니다.
자녀가 동성 친구와 사귀고 있다면 그 관계도 따뜻한 눈길로 지켜봐 주세요. 개입하기보다 그저 놓아두어 주세요.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연인으로 만나는 과정이란 얼마나 감정적으로 풍요로운 경험인가요. 연인으로서의 인연이란 생각보다 인생에 그리 흔히 찾아오지도 않잖아요. 그래서 더 소중하지요. 벅차도록 아름답습니다. 자녀가 그런 근사한 경험을 할 기회를 앗아가지 마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두 사람이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만큼 원 없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조용히 뒷받침하는 든든한 부모님이 되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자녀가 이따금씩 부모에게 연애사를 털어놓는다면 재미있게 귀 기울여주세요. 관계 속에서 생겨난 갈등으로 힘들어 할 때는 인생 유경험자로서 적절한 도움말도 주시고요.
자녀가 사귀는 연인의 부모에게는 일부러 알리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 쪽 집은 당사자와 부모가 관계 맺는 그 쪽 집 나름의 방식이 있을 터이니 전적으로 그저 맡겨 두시는 게 좋겠습니다. 하지만 만일 상대 부모가 아이들의 교제 관계를 반대하고 나서면 그때는 당신이 그분들을 설득할 차례입니다. 지금 상담소가 당신을 설득하듯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