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비언 상담의 길 찾기: 다양한 갈래의 고민들”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일시: 2009년 11월 28일 오후 1시-저녁 5시 30분
장소: 이화여자대학교 포스코관 B161호
안녕하세요, <한국레즈비언상담소>입니다. 1994년 겨울 <끼리끼리>라는 이름으로 처음 단체를 일구고 올해 11월 벌써 15주년을 맞이합니다. 2005년 현재의 단체명으로 전환하며 재탄생한 <한국레즈비언상담소>는 <끼리끼리>의 기치를 이어받아 한국의 현실을 사는 레즈비언의 경험과 그로부터 발굴한 이슈들을 토대로, 이 사회의 여성, 성소수자, 인권을 매개로 한 다양한 운동 진영과 때로는 겨루고 때로는 어깨 걸며 함께 해 왔습니다.
여전히 작고 소박한 이 단체는 그간 정성으로 단체를 돌보아 주신 무수한 회원들과 활동가들, 그리고 생활비마저 아껴가며 수줍게 후원해 주신 지지자 분들이 없었다면 결코 이렇게 버텨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 길을 헤쳐 오는 동안 <한국레즈비언상담소>를 지켜 봐 주시고 응원해 주신 여러분들께 먼저 감사인사부터 드립니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를 믿고 기꺼이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으며 도움을 요청해 주신 수많은 내담자 분들 및 레즈비언 이슈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 주신 다양한 분들 덕분에 <한국레즈비언상담소>는 끊임없이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고마움을 표현함과 동시에 저희는 여러분들께 <한국레즈비언상담소>의 현재와 미래 또한 함께 나누어 주시기를 부탁 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상담 활동을 겸허히 결산하며 축적된 노하우를 공유하고 그간의 방법론을 한결 섬세하고 깊이 있게 다듬어 나가고자 하는 <한국레즈비언상담소>의 노력에 함께해 주십시오.
15년의 시간 동안 상담 활동은 <한국레즈비언상담소>의 가장 일상적인 업무이자 기본적인 활동이었지만, 정작 그 레즈비언 상담을 과연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저희에게 가르쳐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지난 15년은 기존의 여성주의 상담을 뒤적이고, 답답한 심리학 책을 살피고, 짧은 외국어에 허덕이며 해외 자료를 검색하면서 저희 스스로 레즈비언 상담의 방법론을 모색해 온 시간입니다. 하지만 그 어떤 자료보다도 저희에게 중요했던 건 레즈비언으로서 공유해 온 경험들 그리고 여성으로서, 레즈비언으로서, 성소수자로서의 삶살이로부터 활동가들 개개인이 체득해 온 지혜와 전략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가운데 여러 방면으로 특화된 상담을 고민해 온 다른 성소수자 단체의 활동가 분들과 그 활동의 내용들은 저희를 언제나 깨어있게 만들었고, 보다 치열하게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어쩌면 성소수자 진영의 활동가들 모두는 저마다의 위치에서 가르쳐 주는 이 없이 스스로 깨져가며 배운 것들로 인해 더 지혜로울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그렇게 얻게 된 지혜를 폭넓게 나눈다면, 우리의 역량은 한층 두터워지겠지요. 교본 따위는 없었을지 몰라도, 선생님과 같은 인물들은 존재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우리는 이미 서로에게서부터 배워 왔을 것입니다. 각자 위치에서 만일 외로웠다면 좀 더 함께 해 보자고 제안합니다.
상담을 통해 레즈비언의 권리를 이야기하고, 상담을 통해 보다 급진적인 방식으로 성소수자 운동의 이슈에 접근하고자 하는 <한국레즈비언상담소>에 여러분들 한 분 한 분의 도움말과 지지는 너무나 소중합니다. 부디 참석하셔서 더 큰 용기와 더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을 나누어 주세요. 뵙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낙엽 지는 2009년 11월,
한국레즈비언상담소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