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들은 왜 권리만 주장하나요?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의무도 다하지 않으면서 말이죠.
동성애자건 이성애자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인정 받고 살아가야 하죠. 동성애자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그릇된 것입니다. 그런 생각 속엔 동성애자에 대한 여러 편견이 담겨 있을 거에요.
가령, 동성애자를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낙오자라고 생각하거나, 정신병자라고 바라보는 것일 수도 있지요. 동성애자들이 이성애자들과 마찬가지로 사회 곳곳에 존재하며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말이지요. 그러나 동성애자들은 다른 사회 구성원들과 마찬가지로 열심히 삶을 영위해나가고 있답니다. 동성애자들은 자신의 가정에서, 마을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한 사람으로서의 살아가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동성애자들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양육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양육을 하는 것이 사회구성원의 의무는 아니라는 점부터 알아야 할 것 같군요. 동성애자가 아닌 사람들 중에도 결혼을 선택하지 않고 사는 이들이 많고, 결혼 유무를 떠나 아이를 낳지 않고 사는 이들도 많죠. 그러나 이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결혼을 하는 것과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은 한 사람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지만, 타인이나 사회나 국가에 의해 강요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죠. 오히려 우리 사회는 동성애자들이 가족을 구성하고 살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죠. 혼인 제도 밖에서 아이를 출산하거나 양육할 권리도 인정해주지 않고 있죠. 또한 아이를 입양하여 키울 권리도 인정하지 않고 있어요. 이런 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동성애자들이 권리만 주장한다고 말씀하셨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많은 동성애자들이 자신들의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동성애자 권리운동은 우리가 그 자체로 소중한 존재라는 것, 단지 동성애자란 이유만으로 자신을 미워하거나 자신의 정체성을 무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사회에서 차별을 받거나 권리를 침해 당해선 안 된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우리는 결코 이성애자보다 더 많은 것을 누리고자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성애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려는 것도 아니지요. 사람으로서 당연히 인정 받아야 할 권리를 주장하고, 그것을 존중 받지 못한 채 무시 당해온 현실을 바로잡고자 하는 것입니다. 동성애자 권리운동이 주장하는 동성애자의 권리는, 우리가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권리, 차별 받지 않고 삶을 긍정하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 바로 그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