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뷰뷰님. 상담소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과거 간혹 여성들에게 끌림을 느꼈고 이제 자신의 성적지향에 대해서 정확한 답을 찾고 싶지만, 아직 이성애자, 동성애자, 양성애자와 같은 어떤 결론에 도달하지는 못해서 답답함을 느끼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스물한 살은 결코 많은 나이가 아닙니다만, 뷰뷰님의 친구들은 벌써 여러 번의 연애를 경험했거나 하는 중이고, 자주 대화의 중심 소재로 남자친구나 여자친구 이야기를 입에 올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뷰뷰님의 연애 상태를 궁금해하고, 연애를 하고 있지 않다면 관심 있는 사람이 있는지 물어올지도 모르지요. 그럴 때면 자신이 마치 무언가에서 뒤쳐지고 있는 듯이, 혹은 빨리 제대로 된 연애를 경험해야 한다고 느끼지는 않으시나요?
우리 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비슷한 나이에 연애, 결혼, 출산으로 이어지는 유성애/이성애 중심의 삶을 선택합니다. 이를 당연시 여기고 권장하는 분위기도 사회 곳곳에 녹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연령이 되었을 때 연애를 하고 있지 않으면 무언가 부족한 사람 취급을 하면서 모쏠이라고 놀린다거나, 사람을 소개를 받으라고 압박하는 등 서로가 서로의 등을 떠밀어 그 대열에 들어서기도 하지요.
하지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가 그러한 유성애 중심의, 연애 중심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대열에서 이탈한 무성애자, 비연애주의나 비혼주의의 삶을 선택한 이들도 많습니다. 또한 남들이 보기에는 늦은 나이에 처음으로 연애를 한다거나, 동성애자라고 자각하거나, 결혼을 하는 등을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어떨지 몰라도 그것이 자신의 삶의 흐름에서 적절하고 자연스럽다면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나는 아직은 연애에 큰 관심이 생기지 않아”라고 대답한다고 해서 남들보다 부족한 면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뷰뷰님은 자신의 속도와 관심에 맞춰서 천천히 자신의 성적지향을 탐색해 나갈 자유가 있습니다. 조급함을 느끼실 이유도 없습니다. 이후 성적지향을 결정하는 데 조금 더 유의미한 경험을 하게 된다면 그때 천천히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시간을 허락해주세요. 그리고 다시 고민이 생긴다면 상담소를 찾아주세요. 뷰뷰님의 앞날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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