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n님, 상담소입니다.
다시 찾아주셨네요.
조금씩 그분에 대한 감정을
정리해나가고 있다고요.
지난 번 글에서도
이제 정리해 나가기로 결심했다고
하셨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누군가를 열심히 사랑하는 것만큼
아니 그보다 더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이,
사랑했던 사람을 향한 마음을 접고
자신을 추스리는 일이에요.
많이 힘들고 외로울 수 있을 텐데도,
Bin님께는
이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헤어짐을 실천해 나가고 계신 것 같습니다.
님께 격려와 지지의 말씀 전해드려요.
최근 커밍아웃을 했는데
알고 보니 상대도 레즈비언이었다고요.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동성애자는 도처에 존재하고 있답니다.
밝히지 않아서 그렇지
더 많은 동성애자가
님의 곁에 존재하고 있을 수도 있어요.
님은 혼자가 아니랍니다.
앞으로도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상대가 또 여성이면 어떻게 하나,
그때도 고백을 못하는 게 아닐까-
님께서는 이러한 고민들로 무척 힘드셨잖아요.
그 고민을 많은 레즈비언 친구들과
나눌 수 있다면 참 좋겠네요.
내 마음을 이해해주고 동감해주는
친구들을 사귈 수 있고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레즈비언에게 큰 희망이라고 생각해요.
지난 번 상담에서 상담원은
현재 우선시되어야 하는 것은
님 자신의 마음을 추스리는 거라고
말씀 드렸었는데요.
앞으로 자긍심 잃지 마시고
자신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실 수 있기를,
많이 지쳐있는 마음에 휴식을 취하실 수 있기를
상담원이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당분간 상담소 즐겨찾기를 삭제하신다고요.
언젠가 상담소를 다시 찾아오실 때는,
슬프고 속상한 내용이 아니라
기쁘고 즐거운 근황을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좋겠네요.
그렇게 되기를 기원하고 있을 게요.
건강하세요 님!
-2006.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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