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망 님, 답변을 드립니다.

 

장희망 님, 답변이 많이 늦었습니다.

지난 달 중순 경 글을 남기셨는데 벌써 유월도 둘째 주를 바라보네요.

서로 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의지하고 도우며 살아갈 사람을 찾는 사연을 남기셨지요.

그간 연락해 온 분들은 있었는지, 든든한 인연은 만나셨는지

여러모로 궁금하고 마음이 많이 쓰입니다. 

 

배우자 되시는 분과 함께 어떻게든 생계를 꾸려가고자 노력하시는데

그게 뜻대로 되지 않아 점점 곤궁해져 가는 상황이신 거 같습니다.

출구가 보이지 않아 많이 답답하고 막막하신 상태이고요.

 

사연을 꼼꼼히 읽으면서 장희망 님은 

드러나는 모습이 남자 같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남자로 인식하는 분에 가깝구나 생각했습니다.

신분 상으로는 여자라 하더라도 사실상은 남자로 살아가고 계시다보니

일자리를 찾아 사회 생활을 하며 정기적인 수입을 만드는 게

더 어려운 상황이겠다는 짐작도 해 봅니다.

 

지금 그래도 무료로 기거할 곳을 찾아 머물고 계시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두 분이 경제적인 차원에서 최소한의 안정을 찾을 때까지만이라도 

그 곳에 줄곧 머물 수 있다면 좋겠네요.

 

자리를 잡고 경제적인 기반을 닦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부대끼는 상황들, 장벽들을 조금씩이나마 줄이고 부수어야 할 터인만큼

그 과정들을 함께 해 나갈 가족같은 사람, 동지같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시면 참 좋겠습니다.

 

일자리를 구하는 과정에서나 일터에서 생활하는 과정에서

남성적인 젠더 표현 때문에 차별당하는 일이 생기면

저희에게 꼭 알려 주세요.

 

부당한 상황에 문제제기 하고

장희망 님이 구제 받을 수 있도록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두 분이 더불어 꾸려갈 인생에서

무엇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막막할 때면

전화 상담이나 면접 상담으로 상담원과 이야기 나누며

실마리를 찾아가셨으면 합니다.

 

주 4일 (화-금)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사이에

(02) 718-3542로 전화 주세요.

 

상담원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두 분끼리만 고민할 때와는 또 다른 관점과 새로운 정보를 접하면서

같은 상황에 대해서도 달리 대응해 볼 힘을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장희망 님,

또래의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며 주눅들거나 자책하지 마세요.

장희망 님은 장희망 님대로, 배우자 분과 둘이서 할 수 있는 만큼씩 

그렇게 나아가시면 됩니다.

 

고단하고 불안한 삶이라 하더라도

두 분이 서로 단단히 뒷받침 하는 가운데

살아볼만 하다는 느낌 받으면서

그렇게 하루하루 헤쳐 나가셨으면 합니다.

 

성소수자가 

함께 사는 사람의 성별이나

자기 자신의 성별 표현 혹은 성별정체성 때문에

여러 사회적 기회를 박탈당하고 

그로 인해 더욱 가난해지는 상황,

그와 같은 부당한 조건을 바꾸어 나가기 위해 

상담소도 더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20150606H

 


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