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진님.
상담소를 방문해주셔서 반가와요.
같은 반 여학생에게 끌린다고요?
남자들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 레즈비언인지 아닌지,
혹시 자신이 팬픽이반인지 모르겠다고요..
유진님이 느끼는 그런 고민과 감정이 충분히 이해가 되요.
그런데 유진님, 레즈비언인가 이성애자인가 팬픽이반인가 하는 건요.
사실 딱 확실하게 나뉘어지는 게 아니에요.
많은 레즈비언들 혹은 이성애자 여성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서 자신을 발견해나가는 거랍니다.
그 과정에서 혼란도 많이 겪어요.
우리 사회에서는 레즈비언을 잘 인정하지 않으려 하잖아요.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당연히 자신이 이성애자라고 생각하죠.
그러나 유진님처럼 자신이 여성에게 끌리는 감정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고, 내가 레즈비언이 아닐까 궁금해하고,
문의를 하거나, 그 여성과 사귀는 경험을 하기도 하죠.
팬픽이반도 팬픽이라는 장르를 통해서
동성애적 관계를 갖는 여성들을 말하는 거니까요.
팬픽이반이나 레즈비언이 딱 구분이 되거나
완전히 다른 존재가 아니랍니다.
상담소에서 유진님에게 드리고 싶은 얘기는요.
레즈비언이다, 이성애자다, 바이다, 팬픽이반이다,
이렇게 미리 단정할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동성 친구에게 끌리는 감정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고요.
그런 감정을 갖는다고 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지금 딱 정하려고 할 필요도 없어요.
솔직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떤 사람들과 어울릴 때 내 마음이 편안한지,
그런 것에 대해 시간을 두고 계속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유진님, 레즈비언인지 팬픽이반인지 바이인지 이성애자인지
사람들마다 처음부터 정해진 것이 아니에요.
어떤 사람들은 평생 이성애자로 살다가
노년에 여성을 사랑하게 되고 레즈비언임을 깨닫는 사람도 있어요.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죠.
상담소에서 유진님에게 권하고 싶은 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지금 당장 정하려고 하는 것 보다는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조언도 얻고
그리고 동성애에 대한 정보를 얻어서
유진님 스스로도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았으면 해요.
물론 그게 쉬운 일은 아니란 거 잘 알고 있어요.
그래도 유진님이 열린 마음으로 자기 자신에 대해 알고자 하신다면
분명히 더 많은 것들을 이해하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서
유진님이 이성애자로 살기를 결정하든 동성애자로 살기를 결정하든
인생이 보다 성숙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상담 한 번만이 아니라
유진님이 더 궁금한 점들에 대해서, 자신의 감정이나 경험에 대해서,
앞으로도 계속 질문을 해주시면 성심껏 답변을 해드릴 수 있어요.
또 유진님 또래의 레즈비언들과 만날 수 있는
커뮤니티나 모임 등을 소개해드릴 수도 있어요.
상담소에 전화로 연락을 주시거나 방문을 해주신다면 더 좋겠죠.
상담원들도 대부분 유진님과 같은 고민을 해 본 경험이 있거든요.
언제든 따뜻하게 맞아주고 가능하면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려고 노력할 거예요.
이런 이야기들이 유진님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진님이 스스로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솔직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나가는 것이란 점 잊지 마세요.
그럼 유진님, 언제든 상담소 사이트를 다시 찾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