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님께서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어렵게 쓰신 글이라는 것이
와 닿는군요. 마음 밖으로 꺼내놓기가 스스로 많이 힘들었을것이라 생각해요.
사실, 한국사회의 많은 레즈비언들 중에
나이가 들면서 결혼에 대한 고민을 한 번 쯤 해본 사람들도
꽤 있는 것 같아요.
결혼에 대해 고민하는 이유는 모두 제각각입니다.
예를 들면,
어떤 분은 독신여성으로 한국사회를 살아가기가 힘들다고 느껴서...
어떤 분은 가족들의 성화에 못이겨서...
어떤 분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한 이유로...
어떤 분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등의 다양한 이유로 결혼을 떠올리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고민을 하다
어떤 분은 레즈비언으로 자유롭게 살고 싶어
게이와 위장결혼을 선택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여자를 사랑하지만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결혼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결혼해서 이성애자가 되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어떤분은 그래서 결혼생활에 만족하고 살아가기도 하지만
어떤 분은 결국 다시 여자와 사랑에 빠져 이혼을 하기도 합니다.
s님께서는 결혼을 하고 싶으신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꽤 오랫동안 고민을 하셨겠지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기도 하구요..
하지만, 답을 찾기가 어려우신 것 처럼 보입니다.
물론, 하루아침에 자신의 마음에 대한 해답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그렇지만,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더 생각해보시길 바래요.
내가 남자를 좋아해서 결혼이 하고 싶은 것이라면,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는 이성애자 여성들의 경우도 생각해보고
내가 결혼을 통해 안정을 얻고 싶다면
정말 결혼이 안정적인 생활을 가져다 줄것이지도 구체적으로 판단해보고,
여자와 살아가는 것보다 어떤 점이 더 '안정적'인지 생각해보고
결혼이라는 것이
만남과 이별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내가 정말 그 결혼을 통해 만난 남자와 평생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인지도 생각해보고..
내가 정말 무엇을 원하는가?
결혼생활이 내가 원하는 것을 진정 제공해주는가?
를 님께서 한 번 곰곰히 생각해보시는 것 밖에는
님이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해요.
님께서 결혼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쪽팔리거나 이상한' 일은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중요한 인생의 사안을 생각할 때
님이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르거나 헷갈리는 상황에서 결정을 내리신다면
그 후회와 책임은 모두 님께 돌아가게 되는 것이라는 점,
잊지말았으면 좋겠어요.
님께서 자신의 마음에 귀를기울이고,
그것에 가장 적절한 선택을 할 때
님이 충분이 그 결과에도 책임을 질 수 있는
가장 나은 결과로 님의 인생을 진행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작은 고민이라도
털어놓기 쪽팔린다고 생각하시는 작은 부분까지도
상담소를 찾아주셔서 말씀해주신다면 좋겠어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님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기를 바랍니다.
-2005.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