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nge12님께


denge12님, 반갑습니다.
올해 16살 되는 학생이라고요.

코스프레 행사를 통해서 알게 된 선배에 대한 감정 때문에
여러 가지로 많이 힘드신 것 같네요.
코스프레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선배의 도움을 받으면서
미운 정 고운 정이 많이 쌓였다고요.

선배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하고, 눈물부터 나오고,
기운이 없고, 보고 싶고, 심장이 아프고, 숨을 못쉴 만큼 아프다고
denge12님의 마음을 표현하셨는데요.
목숨을 내주어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사랑하게 된 것 같네요.

그런데 그렇게 좋아하는 데도 행사 이후엔 얼굴 보는 것이 쉽지 않고,
denge12님이 생각했을 때 더 이상 선배를 좋아하면 안되는데,
심장은 그렇게 되지를 않아 갈등인 거로군요.

그 선배는 코스프레 쪽으로 많이 알아주는 사람이고 매력적이어서
애인만 5명이 넘는다는 말이 돌 정도라고요.
그러나 denge12님의 생각에, 선배가 그 사람들을 예뻐해주는 것이지
사랑하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하셨네요.

문제는 그렇게 멋진 선배에게 다가설 자신이 없다는 것인가 보네요.
목소리를 듣고 싶어 전화하면 한 마디도 못하고 끊어버린다고요.
그만 좋아해야 하는데, 감정이 식지 않아서 괴로운 거로군요.
denge12님, 사람의 마음은 말처럼 쉽지가 않죠.

상담원이 해드릴 수 있는 이야기는 이런 것이에요.
일단은 denge12님이 느끼는 감정은 이상한 것이 아니니
자신의 경험과 감정은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는 게 좋겠어요.
억지로 부정하거나, 잊으려고 안달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denge12님이 그 선배 분과의 관계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는
제삼자의 입장에서 판단하긴 어려운 것 같아요.
관계에 따라, denge12님과 그 선배의 상황에 따라 다를 테니까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는 누구도 당사자만큼 잘 알 수가 없답니다.
결국 denge12님이 가장 현명한 방법을 직접 찾아야 할 거예요.
그 답은 님의 마음 속 깊숙한 곳에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두 분이 친밀감 있는 관계라면 마음을 털어놓을 수도 있겠지요.
다만 그 방법이 선배 분에게 부담을 주는 방식은 아니고요.
denge12님이 선배의 기분을 배려해주리라 생각해요.

물론 그렇게 고백하는 게 반드시 좋은 것이라고만 볼 순 없지요.
최악의 상황도 예견해보아야하고요.
두 사람이 더 이상 가까워지기 어렵다면,
denge12님도 마음의 정리를 하셔야 할 테니까요.

denge12님, 이렇게 누군가를 향한 강렬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
처음이라 당혹스럽겠지만, 마음의 여유를 갖기 위해 노력해보세요.
찬찬히 자기 자신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세요.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내 선택에 책임을 질 것이고,
나 자신에게 솔직하고, 상대에게도 최대한 배려를 하겠다라고
마음 속으로 깊이 깊이 다짐을 해보세요.
그럼 조금은 마음의 여유가 생길 거예요.

denge12님, 마음을 조급하게 갖고 있으면 머리가 복잡해지고
어떤 행동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데 방해가 된답니다.
그러니 너무 다급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한 발 물러서서 자신의 상황을 바라보려고 해보세요.

앞으로 또 궁금한 점이나 힘든 일이 있으면 상담소를 찾으세요.
동성애와 관련된 정보도 문의하시면
최선을 다해 상담을 해드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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