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답변 드려요.

s,,님 상담소입니다.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어 반가워요.

작년에 교제를 하다가 헤어진 사람이 있는데,
그 분을 향한 감정이
온전히 정리 되지 않았다고요.

현재 두 분 다 솔로이긴 한데,
님의 입장에서는
그 분이 님을 다시 좋아할 확률이
거의 없다고 느껴지신다고요.

계속 연락을 하고 지내면
마음의 정리가 되지 않고
오히려 감정이 깊어질 것 같으니,
아예 연락을 끊는 게 어떨지 물어주셨네요.

님. 님도 이미 알고 계실지 모르겠지만,
상담소에서 연락을 끊을지 말지의
답을 제시해드리기는 어렵답니다.

님의 감정과 상황을 가장 잘 알수 있는 사람은
바로 님 자신이고,
삶에 있어서 중요한 선택은 당사자가 해야 하고
다른 사람이 판단하거나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에요.

다만, 상담소는
님이 보다 적절하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난 번 그 분께 마음을 털어놓았을 때,
그 분은 '우리 그냥 연락하고 지내자'고 말씀하셨댔지요.
님은 그 말을 님께 상처주지 않기 위해 돌려 말한 것으로,
'너를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가 다시 사귈 가능성은 없다'는
의미로 이해하셨고요.

님의 직관과 이해가 정확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 분께서 명확하게 답변을 한 것은 아니라서요.
'연락하고 지내자'는 말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보는 일이 중요할 것 같아요.

관계는 어느 한 쪽의 느낌만으로
맺어갈 수 없는 것이잖아요.
관계란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고,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니까 말이에요.

서로에게 솔직한 마음을 보이고
명확하게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상대방을 대하는 중요한 태도일 거예요.
그래야 오해나 불신이 생기지 않을 테니까요.

상담원은 가능하다면 님께서
그 분과 다시 한 번 대화를 해보셨으면 해요.
그 분의 진심을 아는 것이,
님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마음을 다잡는 데도 도움이 될 테니까요.

그리고 님.
지금 당장은
그 분과 계속 연락을 할지
아니면 연락을 끊을지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고 다급하게 느껴지시겠지만요.

상담원은 님께서
그 분을 향한 마음을 정리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계속 좋아하고 싶은 건지에
초점을 맞추어 고민해보시길 권해 드려요.

물론 다짐을 한다고 해서
감정이 쉽게 잊혀지지는 않겠지요.
누구에게나 이별은 어려운 일이니까요.
헤어진 사람을 향한
미련과 후회, 그리움과 남은 사랑을
정리한다는 일은 간단치 않아요.

하지만 내 마음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서
노력을 기울여볼 수 있을 거예요.

그분을 향한 감정의 종류와 깊이를
찬찬히 살펴봐 주세요.

그렇게 한 발자국 물러서서
님의 감정을 들여다 본다면요.
앞으로 님께서 이별을 위해 노력할지,
시간을 더 가지며 그냥 곁에서 그 분을 지켜볼지,
아니면 다시 사귈 가능성을 타진해볼지
마음을 정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방향으로 마음이 정해지든,
그 결정을 단호하고 의지있게
실천해나가시는 태도가 중요할 테고요.

님.
이별을 경험하는 것만도 참 슬프고 아픈 일인데,
헤어진 후에도
자신에게 상대방을 향한 마음이 남아있음을 알고
어찌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것은
더 힘든 일인 것 같아요.

그렇게 힘든 과정을 겪으며
자신을 자책하게 되기도 하고,
상대방의 행복을 빌며
정작 자신의 행복은
뒷전으로 밀어버리게 되기도 하죠.

하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타인도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쓸쓸하고 외로울 때일수록
지쳐 있는 내 마음을 다독이고
스스로를 아끼는 태도가 필요하겠어요.

적극적으로 상담소에 들러
글을 남겨주신 용기를 보니,
님께서는 자신이 아름답고 소중한 존재라는 점을
잘 알고 계신 분일 거라는 느낌이 들어요.

언제나 자신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
잃지 마시길,
상담소가 응원하고 있을게요.

이만 상담을 마칩니다.
힘내세요 !

-2006.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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