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우님 답변입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아우팅을 당하셨다니 무척 힘드시겠어요.
게다가 님의 정체성을 알게 된 사람들이 일상에서 계속 만나야 하는
친한 친구들이라니 님의 입장이 무척 곤란할거란 생각이 드네요.

친구들은 말이 나지않게 하겠다고 했다 손 치더라도,
님의 말대로 언니에게 확답을 듣지 못한다면 계속
마음이 껄끄러울테니 말이에요.

동성애자에게 아우팅이라는 것은 생존권을 위협하는
명백한 범죄임에불구하고 이성애자들은 애초에
아우팅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동성애의 사회적인 위치를 고려하지 않고 마치
이성애 연애처럼 취급해버리기 때문이죠.

휴우님의 글을 읽으면서도 느낀것인데,
언니가 악의를 갖고 고의로 님의 정체성을 폭로한 것은 아닌듯해요.
위에 말한 것처럼 아우팅에 대한 이해 자체가 없는 것 같은데
이럴 때에는 왜 휴우님이 이렇게 당황하는지,
아우팅이 동성애자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언니에게 설명해줄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언니 스스로 아우팅에 대한 인식을 갖고
님의 반응이 당연하다는것을 이해 할 수 있도록 말이에요.

언니가 지금 연락을 받지 않는다고 하셨죠?
아마도 언니 입장에서는 그저 님의 연애사를 얘기 한 것 같고
트집을 잡는 것 정도로 밖에 생각되지 않을 수 있어요.
그러니,
‘다시는 그런 일 없었으면 좋겠다,
예전에 당신이 이런 사람인 줄 알았으면 마음 힘든 일은
없었을 거다’식의 표현으로 언니를 자극하지 마세요.
지금은 언니에게 님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해주는 것이
순서인 듯 하네요.

언니가 연락을 받지 않는다면 당장은 힘들겠지만,
개강 후에는 어찌되었든 다시 볼 수 있을테니
조급해 마시고 님의 마음을 다스리는데 힘을 쓰세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은
동성애자 친구들과의 연대를 만들라는 것입니다.
아우팅의 압박과 동성애자로서의 삶이
쉽지 않음은 상담원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본인의 힘을 기르기 위해서 ,
본인의 정체성에 자부심을 갖기 위해서,
스스로를 고립시켜서는 안된답니다.

자의든 타의든 간에 지금 친구분 중에 님의 정체성을
아는 동성애자가 있다니 그분을 시점으로
다른 동성애자들과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