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맘을 털어 놓을 수가 없네요.

저는 제 정체성이 양성애자라고 판단한 사람입니다.
전 여성이지만 남성, 여성 모두에게 끌립니다. 남성쪽에 대체로 더 끌리지만 이따금 특정 여성들에게 매우 강하게(어떤 경우엔 남자에게보다 더 강하게)끌리는 것도 부인할 수가 없었습니다.
현재 한 친구가 있는데 많이 끌립니다. 그냥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려 무지 애를 쓰고 있는데 맘은 제 이성을 따라주지를 않네요.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그 사람은 매일봐도 집에 와서 잠시라도 떨어져 있으면 그립고, 못견뎌서 연락을 하고 보고 있는것만으로도 좋습니다. 그 사람의 사소한 문자 하나도 너무 고마워요.
물론 그 친구는 절 친구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는걸 압니다.
그 친구가 이성애자인지 동성애자인지조차 잘 모릅니다.(이성애자라고 생각이 됩니다만) 남자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고는 하는데 이건 성정체성과는 상관이 없는것 같더군요.

며칠전에, 둘이 있을때 하마터면 고백을 할뻔했습니다.
차마 하지는 못했지만, 그리고 그날 이후 냉정해지려 애를 쓰고 있는중입니다. 슬프네요. 이성을 좋아해서 고백을 하면, 차인다해도 상처는 될지언정 그 자체가 비난받거나 이상한 사람으로 몰리진 않을텐데 동성을 좋아하는 건 그사실 자체가 거부당할 수 있다는, 저 자신이 이상한 사람으로 몰릴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요.

아마 몇개월후면 그 사람과는 자주 얼굴을 보기 힘들게 됩니다. 서로 다른 학과로 진학하게 될 것 같거든요. 몸이 멀리 떨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데 그렇게될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속 태울 생각에 힘듭니다.

아직 고백을 하지 않았습니다. 고민중입니다. 적어도 상대방이 어떤지 알고 싶어요. 저처럼 양성애 성향이나 동성애 성향을 가지신 분들을 알아볼 수 있는 특성같은게 있나요? 무례한 질문일 수 도있겠지만.......
아니면 그냥 제 맘을 이대로 접는게 최선일까요?

망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