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소입니다.

상담소입니다.

레즈비언으로 살면서
미래에 관한 고민과
가족에 대한 고민이 생겨
상담소를 찾아오셨네요.

상담소에 잘 찾아오셨어요.

kk님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싶은데
가족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마음대로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난다고 하셨어요.

자신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싶고
또 그렇게 하기로 결심을 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마음이 들었겠지요.

그 때문에 부모님께 화를 내었다고요.

그리고 영화를 본 계기로 생각해보니
맘이 아프고 속상하고
나는 어떻게 살아야할까
고민이 많이 되시는 것 같아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권리가 있어요.
부모님이 님의 미래에 대해
말씀하시는 건
자녀에 대한 기대도 있고
걱정도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우리 딸이 자라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상상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어쩜 부모님에게 즐거운 일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님이 화가 나는 것은
내가 부모님의 바람대로 살지 않을 것이고
그것을 부모님은 몰라주기 때문이지요.

또한, 나 자신이 부모님이 기대하는 것을
이뤄주지 못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도 속상하기 때문일 것이고요.

부모님에게 자신의 중요한 부분을
들어내지 못하고 숨겨야한다는 것만으로도
참으로 많이 속상할 것 같아요.

상담을 하고 있는 상담원도 그러한 경험이 있고
많은 레즈비언들이 그런 경험을 하고 있죠.

님의 마음을 전부 알지는 못하겠지만
속상하고 화가 나는 마음
상담원도 공감합니다.

하지만 kk님,
부모님이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든
자신의 삶을 인정해주고
그것을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전략이 필요한 것 같아요.

부모님이 너는 결혼을 해서 아이도 낳고
누구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이야기하는 상황이
지금 말고도 또 생기겠죠.

당연히 화가 나는 상황이겠지만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미래에는 당연히 그러한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실지 몰라요.

부모님은 그렇게 살아왔고
또 주변 사람들도 다들 그렇게 살았을 테니까요.
다른 삶을 생각하는 것이 어려우실 수도 있어요.

이럴 때 화를 내기 보다는
자신이 어떤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지
어떻게 지내고 싶은지
부모님과 대화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커밍아웃을 꼭 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에요.
예를 들어,
나는 결혼을 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고 싶어. 라던가
결혼하지 않고 친구들과 여행하면서 재밌게 살고 싶어.
결혼하면 내가 원하는 일을 다 하지 못하고 살잖아,
그러니까 나는 혼자 살 거야. 등등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을 부모님께 이야기해드리는 거예요.

꼭 결혼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실지 모르지만
kk님은 아직 학생이기 때문에
결혼은 꼭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하지는 않으실 거예요.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도 괜찮다. 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어요.

넌 꼭 결혼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신다면
요즘은 혼자 살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사는 사람도 많다. 등
자신의 생각을 조근조근 설명 드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부모님이 자녀가 결혼을 하기 원하는 것은
자녀가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런 것이잖아요.

하지만 결혼한 사람들이 모두 행복한 것만은 아니고
그렇게 살지 않아도
자신이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드려도 좋을 것 같아요.

이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어느 순간
친척들이 님에게 결혼에 관해 물었을 때,
부모님의 님의 편에 서 계실지도 몰라요.

전략적으로 부모님에게 자신의 뜻을
지속, 반복적으로 이야기한다면
나중에는 우리 딸은 그렇게 산다고 했다.
당연히 그렇게 살 것이라고 생각하시게 될 수도 있을 거예요.

나중을 위해서라도
지금 부모님께 전략을 펴는 것이 중요해요.

예쁘고 귀여움 받던 딸이
레즈비언이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진실 되지 못해
착한 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부모님에게 레즈비언임을 숨기는 것은
나의 중요한 부분을 가족에게 거짓말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성애가 당연시되고
이성애만이 옳다고 이야기되는 사회에서
부모님 또한 이성애만이 옳고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으실 게 뻔한데
그러한 부모님에게
어떻게 자신이 레즈비언이라는 것을 털어놓을 수 있을까요.

부모를 가지고 있는 많은 자녀들도
부모님에게 비밀을 가지고 있어요.
언제나 진실하게 이야기할 수만은 없는 것이지요.
누구나 부모님에게 이야기하지 못할 비밀을 지니고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부모님에게
예쁨 받지 못하고 착하지도 않은
딸이 되지는 않아요.

자신이 부모님을 사랑하는 만큼
사랑을 보여드린다면
그것이야 말로
착하고 예쁜 딸이지요.

그러니 자신이 레즈비언이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어요.

행복한 삶,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으면
어떡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계시네요.

님, 어떤 것을 택하든지간에 그것은 자신의 문제에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떤 선택을 했을 때,
후회하지 않을 수 있고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지.

자신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언인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가치가 다른 것처럼
사람마다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 또한 달라요.

그러니 님이 원하는 것
님이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잘 생각해서 택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의 선택이
가족과 부딪힌다고 했을 때,
현명하게 가족과 대화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님이 현재 살고 있는 삶은
지금 뿐이에요.

그러니 더더욱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상담원이 하나만 짚고 넘어갈게요.
많은 사람들이 동성연애자라는 말을 쓰는데요.
‘동성연애자’라는 단어는 틀린 말이에요.
‘동성애자’라는 말이 올바른 단어랍니다.

동성연애자라는 단어에는
동성애자들은 항상 연애 중에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닮고 있어요.
여기에 담긴 연애의 의미는
성관계와 같은데요.
즉, 동성연애자라는 단어는
어두운 뒷골목 같은 곳에서 이상하고 더러운 행위를 한다는
편견을 담고 있는 단어에요.

하지만 동성애자는
동성에 대한 다양한 이끌림을 느끼는 사람 중
자신을 동성애자라고 정체화 한 사람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동성애자’라는 말이 올바른 단어랍니다.
이것 하나는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네요.

아직 레즈비언들을 만나보지 못하셨다고 하셨는데
다음이나 네이버와 같은 포털사이트에
레즈비언이나 이반 등으로 검색해보시면
레즈비언 카페가 나올 거예요.
10대 레즈비언만을 위한 카페도 있으니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혹은, 서울에 살고 계시다면
상담소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을 것 같아요.

다른 레즈비언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은 많으니까요.
인터넷상으로 나마 많이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하셨다고 하셨지요.
그 문장을 보고
님은 참으로 멋지고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한 결심을 하셨다니,
정말 용기 있으십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결심을 하기 힘들어 해요.

이러한 용기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상담원이 이렇게 응원하고 있을게요.

그럼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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