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님, 상담소입니다.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군요. 좋아했던 친구에게 절교를 당하고 게다가 그 친구가 여고생님을 욕하는 일까지 겪으면서 그간 많이 힘들고 괴로우셨으라 짐작할 수 있어요.
그 친구에 대한 마음을 다잡기 위해 공부에 충실하면서, 다른 친구를 사귀면서 여고생님도 많이 노력하셨는데 그것과 상관없이 그 친구는 여고생님을 헐뜯고 비방했나보군요.
그 친구는 다른 친구들과 여고생님의 관계까지도 이간질 하고, 공개적으로 욕을 했다고요. 몇 달씩이나 그 친구의 행동을 보면서 여고생님께서 많이 상처받으셨을 것 같아요.
다행히 최근에는 어찌되었든 욕을 하는 일은 없다고 하니 다행이네요. 다른 친구가 화해하고 싶다는 문자도 보내고. 하지만 이 상황이 여고생님 말씀대로 웃어야 될지 울어야 될지 모르는 상황인 것 같아요.
이렇게 여고생님을 힘들게 한 친군데도 아직도 그 친구를 보면 마음이 아프면서도 좋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상담원은 여고생님의 그런 마음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네요. 누군가를 깊게 좋아하면 그 사람이 자신에게 아무리 나쁘게 행동해도 그 행동이 그저 안쓰럽고, 아프고, 괴롭게 느껴지지요. 그 감정은 분노로 바뀔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요.
여고생님은 그 친구에게 아직 좋아하는 마음이 남아있기 때문에 상처를 받아도 그 친구가 좋은 거지요. 이것이 정신병이 결코 아니에요. 그럴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의 흐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이렇게 그 친구가 아직 좋다는 사실만으로 그 친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거라고 단정짓기는 힘들 것 같네요. 그 친구에게 아직도 좋은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것이 곧 그 친구에대한 집착이나 미련이라고 쉽게 말할 수는 없지요.
누군가를 순수한 마음으로 좋아하고, 그리워한다면 그 누군가는 언젠가 자신이 정말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언젠가는 그 친구도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후회할 거에요. 그리고 여고생님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겠지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사람을 그렇게 증오하고, 욕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무관심 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하는 것이거든요. 분명 그 친구에게 여고생님 역시 어떤 면에서는 큰 의미를 갖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애써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려고 하지 않으셔도 되요. 억누르고, 잘못된 것이라고 머리를 흔들지 않으셔도 되요. 그 감정 자체가 잘못이고, 이상한 것은 아니니까요.
단지 상담원이 걱정되는 것은 그런 감정 때문에 괴로움을 느낄 여고생님의 마음이지요.
지금은 여고생님의 이런 마음을 고백하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은 것 같으니 만일 고백을 하고 싶으시다면 먼저 그 친구와 친구관계를 회복하시는데에 노력을 기울여보기를 권해드려요.
지금까지 그 친구와 여고생님 사이에 쌓여있던 벽을 조금씩 허물어보세요. 그 방법은 여고생님이 찾으셔야겠지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셨으면 좋겠고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이번 일에 대해서 사과도 꼭 받으시길 바라요. 분명 그 친구가 잘못한 것들이 있으니까요. 먼저 그 친구가 용서를 받는 과정이 친구 관계를 다시 시작하는데에 필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간 마음 고생 많으셨지요. 잘 견디셨어요. 그리고 용기내어 다시 찾아오신 것도 격려드리고요.
그 친구에 대한 마음 때문에 자신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자책하지 않으시기를 다시 한 번 말씀드려요. 다른 친구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어나가기를 바라고요.
또 힘든 일 있으면 상담소를 찾아주세요. 상담소가 응원하겠습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