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소입니다.
같은 일이 반복되어
다시 상담소에 찾아오셨다고 생각하니,
M님께서 그동안 얼마나 많이 힘드셨을지
상담원은 걱정이 됩니다.
상황이 나아지는 것처럼 보였는데
자신이 애인이 있는 것을 알고는
상대방이 다시 아우팅 협박을 하기 시작하셨다고요.
상대방의 태도가 또다시 변해
많이 불안하고 힘드실 것 같습니다.
이때까지 해왔던 일들이 모두 허무하게 느껴지고
다시금 불안을 느끼고 계신 것 같아요.
애인의 권유로 이사도 하고 휴대폰 번호도 바꾸셨다고요.
그런데 그것이 잘한 일인지도 모르겠고
학교로 찾아올 것 같아
불안하다고 해주셨네요.
먼저 이 글을 읽으시면서
심호흡을 한 번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마음을 안정시키고 찬찬히 일어났던 일들을
되뇌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상담원과 함께
어떻게 해야 할지 차근차근 생각해보는 거예요.
먼저 이전에도 아우팅 협박을 해오고 있어서
그 사람을 회유하고 있었다고 하셨지요.
지난번 상담에
상담원이 권하기를
상대방에 원하는 것을 응해줄 마음이 전혀 없음을
밝히라고 말씀드렸었는데요.
이 말은 그 사람을 여러 번 연락하고 만나서
그 사람을 회유하는 것보다는
단 한 번, 확실하게 나는 네가 이러는 것이 싫고
계속 이렇게 협박을 한다면
경찰에 신고하겠다.
전문기관에 이미 자문을 구했고,
그 쪽에서 언제든지 도와준다고 나에게 이야기 하였다고
말씀하셔야합니다.
이렇게 말하게 되면 보통은
그 사람의 협박이 끊기고는 한답니다.
상담원의 생각에는
그 사람이 M님에게 아우팅 협박을 함으로써
계속 연락을 유지할 수 있었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었기 때문에
이번 또한 아우팅 협박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애인이 권하는 데로 이사를 하고 휴대폰 번호를 바꾸게 되어
더 이상 연락도 오지 않고
협박의 위협도 오지 않는다면
그것만큼 좋은 것도 없겠지요.
그런데 그렇게 하고는 현재 M님께서
학교로 찾아오지 않을까 많이 불안해하고 계신 거잖아요.
학교로 찾아오는 경우,
상담원이 위에서 드렸던 이야기처럼
그 사람에게 딱 잘라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저 이야기를 할 때는
강력하게 표현을 해야 합니다.
이때까지 딱 잘라 자신을 표현하지 않던 사람이
저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
그쪽에서는 당황하고 행동을 멈출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M님께서는
그 사람이 정말 학교로 찾아와 아우팅을 하면 어떡하면 좋은지를
가장 고민하고 계신 것 같아요.
지난 번 상담 때도 이야기 드렸지만
정말로 그 사람이 찾아와 아우팅을 할지도 몰라요.
그럼 그때는 M님께서 잘 판단하셔서
친구들에게 커밍아웃을 할 것인지
아니라고 부정을 할 것인지 고민하셔야 해요.
친구들이 이해해 줄 것 같고
자신을 지지해줄 만한 사람이 있다면
커밍아웃을 하고 지금 님을 괴롭히고 있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며
자신이 피해자임을 알리고
지지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대부분 여의치 않은 것 같아요.
그럼 이런 경우에는 자신이 레즈비언이 아니라고 부정을 해야 하죠.
동성애자를 욕할 수도 있고
처음 보는 사람 말을 믿는지 자신의 말을 믿는지
상대들에게 되물어 볼 수도 있어요.
이때 중요한 것은 이런 말을 들었을 때 당황해하지 마시고
살다보니 별 소리를 다 들어본다거나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지 말라는 등의
제스처를 취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상담원이 혹여나 걱정이 되는 부분은
자신이 레즈비언이 아니라고 부정하면서
마음의 한 부분이 걸리거나 하시면 어쩌지 예요.
하지만 한국사회에 살아가는 많은 레즈비언들이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부끄러워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신에게 닥칠 불이익을 꺼려하여 커밍아웃을 하지 않고
또한 아우팅 상황에 부딪혔을 때
동성애자를 욕하거나 부정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에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한 방법이니까요.
그리고 자신이 커밍아웃을 한 사람 중에서
학교에 지지받을 수 있는 다른 친구들이 있다면
그 친구들에게 이러한 일이 있고
학교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좀 도와달라고 부탁을 해두는 방법도 있을 것 같아요.
예전에 상대방에 해오던 협박 문자라던가
몇 가지 증거들을 저장해두셨다고 하셨는데
이번에 또한 증거를 확보해 두셨는지 궁금합니다.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상대방이 협박하는 내용의 문자나
증거가 될 만한 것들은
저장을 해두시는 것이 좋아요.
혹여 님의 폰 번호를 다시 알게 되어 연락이 온다면
이번에는 상대방이 알게 된 번호를 살려둔 채,
휴대전화는 서랍 같은 곳에 깊숙이 넣어두어 보지 않고
다른 번호를 쓰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현재 M님에게는 옆에서 도와주는 애인도 있고
상담소도 이렇게 지지하고 있으니
너무 겁먹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또 변화된 상황이나 알려주실 점이 있으면
상담소를 찾아주세요.
혹여 급박한 일이 있으면 02) 718-3542로 전화주세요.
용기 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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