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맥아추출물님, 상담소입니다.
보리맥아추출물님의 여러 가지 생각과 고민들을 상담소에 찾아와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만나 뵙고 고민을 나누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상담글을 시작 하기 앞서 가장 중요하게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한탄한 것을 사과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것입니다.
보리맥아추출물님이 느끼고 계시는 고통의 무게만큼 한탄하게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무엇을 한탄하시고 어떤 이유로 아파하시는지 세심히 살펴 보리맥아추출물님을 돕는 것이야 말로 상담원이 해야 할 일이니 죄송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스스로 나쁘다고 생각된다 하더라도 그 또한 보리맥아추출물님의 소중한 마음입니다. 한조각도 묻어두지 말고, 상담원과 함께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보리맥아추출물님께서는 여자를 보고 좋다는 생각이 들 때 끔찍하다는 생각이 자꾸 들고, 스스로에 대한 비판적인 마음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다 거짓말하는 것 같은 마음이 들어 모두 나쁜 것 같다고 말씀 해주셨습니다.
또, 심리상담사에게 들었던 어린 시절에는 그럴 수도 있다는 말에 답답함을 느끼셨고 그 상담사가 미웠다고도 남겨주셨어요.
사람마다 각자의 모습이 있다는 데에 보리맥아추출물님도 동의하시지만, 자꾸 스스로가 이상한 것 같고 나쁜 것 같다는 생각이 드신다고 이야기 해 주셨었습니다.
 
보리맥아추출물님이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여자로서 여자를 좋아하는 것은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많은 고민 때문에 찾아갔던 심리상담사에게 상처를 받으신 것 같습니다. 보리맥아추출물님을 ‘어리다’고 하셨는데, 이것은 누구의 기준으로 말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런 기준이 과연 필요 할까요?
성인이 된지 얼마 되지 않은 22살이든, 십대 청소년이든, 자기의 마음과 문제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입니다.
이것은, 상대적으로 나이 어린 사람에게 그럴 수도 있다는 말로 포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한 내용이 아닙니다. 보리맥아추출물님은 아주 열심히 ‘나’를 위한 고민을 하며 자신의 길을 걷고 계시고, 친구와 좋아하는 사람을 구분하는 것과 같이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며 훌륭히 살아가고 있다고 보여 집니다.
 
또한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을 구분하며 자기 자신의 마음을 외면하지 않고, 고스란히 인정하는 힘을 가진 보리맥아추출물님께 아주 용기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동성에 대한 감정을 인정하는 힘을 갖고 계신 만큼, 그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떳떳할 용기 또한 분명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한 가지, 보리맥아추출물님께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보리맥아추출물님께서는 어떤 여자를 만나고 싶고, 그녀와의 삶은 어떻게 살아보고 싶은가에 대해 어떠한 꿈을 그려보셨나요.
여성 동성애자로서의 미래에 대해 잘 모르겠고 혼란스러워 하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동성애를 하는 남성, 여성들이 있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가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여성 동성애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사랑하는 애인과 결혼식을 올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커플도 보았고, 다른 어떤 사람들은 커밍아웃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또한 상담원으로 뵙게 된 저는, 다양한 여성 성소수자들의 삶을 지지하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활동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들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보리맥아추출물님께서도 의지만 가지신다면 이미 보리맥아추출물님의 미래를 살고 있는 다양한 여성 성소수자들과 교류하며 어려운 점들을 헤쳐 나갈 지혜를 나누고 지지받으실 수 있습니다.
 
 

상담글 한 편으로 보리맥아추출물님의 고민이 다 해결되진 않으시겠지만, 상담원이 드린 말들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언제라도 보리맥아추출물님을 기다리고 있으니, 글을 읽으시고 오히려 고민이 깊어지시거나 나누고 싶은 사연이 더 있다면 주저 말고 상담소를 찾아주세요.
이렇게 글로 다시 찾아주셔도 좋고요, 전화로나 면접 상담을 통해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어떤 방법이라도 보리맥아추출물님께 편한 방법을 택해주세요.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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