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님, 답변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김지은 상담원입니다.

답변이 늦어져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드려요.

조금 늦었지만 김지은 님의 고민과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게 되어 반갑습니다.

 

커밍아웃을 고민하는 김지은 님의 마음과 고민들이 담긴 글을

상담원은 매우 매우 공감하며 읽었어요.

 

커밍아웃을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하는 고민,

있는 그대로의 ‘ 대해 말하고 싶은 마음과 더불어-

커밍아웃 이후 가족과의 관계를 고민하고 상상하며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답답하고 두렵고 복잡하였을지 눈에 그려지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양성애자 라고 정체화 하며

치명적인 여자분께 빠진 자신을 확신하고,

용기내어 상담소를 찾아 커밍아웃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주셨다니

 대단하고도 잘하신 일이에요.

상담소와 함께 첫 단추부터 차근차근 끼워가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동성애는 신의 섭리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이야기 하시는 어머니와

보수적인 아버지, 동성을 좋아하는 것을 눈치챈 작은 언니와

동성애에 대해 그럴수도 있지~ 라고 말하는 큰 언니가 있다고 이야기 해주셨어요.

커밍아웃을 했을 때, 가족과 이전처럼 지낼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을 가지고 계시다구요.

 

어머니와 아버지께서 동성애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고 이야기하시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나도 당연할 수 밖에 없는 일인 것 같아요.

세상에는 여러가지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성애자만 존재한다는 듯이,

마치 다른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은 비정상인 것처럼

이야기를 하고, 사회를 만들고자 하니까요.

그래서 동성애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잘못된 정보들을 접하셨을 수도 있고,

접해보지 않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충분히 당황스럽고 어려우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는 조금씩 성소수자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전달해보면 어떨까요?

지금 당장 커밍아웃을 하면 서로가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부정적인 결과를 맞이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서, 혹은 잘못된 정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가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성소수자 혐오에 대해서 인권단체들이 어떻게 이야기 하고 있는지,

한국 사회와 해외에서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지

한국레즈비언상담소와 더불어 다른 인권단체들의 활동을 잘 지켜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언니들은 어떠하신가요?

작은 언니는 김지은 님이 동성을 좋아하는 것을 눈치채고 나서

어떠한 반응을 보이셨을지 궁금해요.

한편으로는 작은 언니 혼자 끙끙 앓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되네요.

만약 긍정적이었더라면 작은 언니, 큰 언니와 함께 이 고민들을 나눠보아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언니들도 마찬가지로 동성애를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세상을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기도 해요.

어머니처럼 자신의 가족 중에 성소수자가 있다는 것을 긍정하기 어려울 수도 있으니까요.

부모님께 해보는 것처럼 언니들과도 성소수자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지은 님과 꼭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커밍아웃 후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에요.

너무나도 속상하고 아픈 이야기이지만, 

그게 현실이기도 하니까요.

 

지금 당장은 치명적인 여자분께 빠져 자신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 의지가 넘쳐나지만,

커밍아웃은 그런 의지와 함께 더욱 많은 고민들을 필요로 해요.

 

커밍아웃의 과정과 결과가 긍정적이지 않게 될 경우,

부득이하게 집을 나와서 생활을 하셔야 할 수도 있고,

혹시 모를 긴급한 상황이 발생된다면 어디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지,

이 모든 과정들을 곁에서 나눌 수 있는 친구는 있는지,

금전적으로 자립해야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를 해야하기도 하구요.

이러한 일들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꼭 알고,

차근차근 커밍아웃에 대한 준비를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렇지만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으셔도 되어요.

상담소에 고민을 꺼내주셨으니 당연히 이 모든 과정을

상담소가 함께 나누고 고민할 것이니까요.

 

천천히 김지은 님의 마음을 돌보며

상담소와 함께 하나씩 준비해나가보면 어떨까요?

 

언제나 상담소의 문은 열려있으니

너무 두려워하지 마시고 함께 이야기를 나눠주셔요.

가슴이 꽉 막히는 느낌은 조금 풀리셨을지,

막연한 두려움은 조금 가라앉았는지요.

김지은 님의 커밍아웃 과정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며 글을 마칠게요.

앞으로도 함께 고민들과 마음들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래요 🙂

 

상담원 MG드림

 

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