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의 관계(2)



엄마와의 관계라는 제목으로 처음 글을 올렸을 땐
흥분해서 말을 마구 쏟아내버렸던것 같아서
다시씁니다.

음..
저는 고등학교 1학년인데요, 애인하고 문자나 통화를 자주 하는 편입니
다. 다른 친구들과는 거의 하지 않는데 비해서 애인과는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문자를 주고받고, 통화도 꽤 자주 하는 편이에요.
애인이 같은 학교 같은 반 아이인데, 밤늦게 문자를 주고받는 걸 싫어
하시는 엄마아빠는 누구냐고 자연히 묻게 되셨죠. 내용은 제가 싫다고
해서 안보시지만.. 그런데 제 애인하고만 문자를 한다는 걸 알게 된다
면 뭔가 수상해 보일까 봐서 여러 친구들 이름을 둘러댔어요. 그렇게
한다고 해도 통화할 때는 내용이 밖으로 나갈 위험이 있으니까 꼭 제
방이나 화장실처럼 혼자 있을 수 있는 곳에서 조용히 통화를 했구요.

그런데 엄마는 그게 못마땅하셨던 모양입니다. 아빠는 저랑 자주 마주
치지 않으니까 별로 뭐라고 하지 않으시는데, 엄마는 제가 혼자 방에
처박혀서, 그것도 밤늦게 친구'들'이랑 통화를 하고 그 내용은 전혀 말
해 주질 않으니까 불안하셨던것 같습니다. 말해주지 않는 것 보다도,
성적이 중학교때와 비교해서 많이 떨어졌다는 게 마음에 많이 걸리셨
겠죠.

친구들하고 수다 떨고 우정이 다인줄만 알고 노느라 공부 안해서 성적
이 떨어진거라고 오해하고 계신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게 아니라고, 애인하고 사귀는데 너무 힘들어서 그런 거니 오
해 마시라고 얘기할 수도 없는 문제잖아요.. 엄마는 제가 저만의 세계
에 빠져서, 친구들 일에만 목매고 있는 줄 아시는데.. 엄마가 저랑 대화
하다가 우신 날에도, 엄마아빠나 동생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라, 지금
은 네가 아는 게 다인 것 같지만 그게 아니다, 지나고 나면 후회할지도
모른다, 사회생활 어떻게 하려고 그러느냐...

제가 고민하고있는 문제를 알고 그러신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가 없
는 게, 제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문제가 제 인생의 다는 아니더라도 정
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어떻게 이 고민을 소홀히 할 수가 있단
말이에요..
사랑하는 사람, 평생 함께 살 사람이 저와 같은 여자라는 건 사회적인
제 위치와도 큰 관련이 있잖아요. 그건 사춘기때 누구나 흔히 하는 사
소한 고민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은 이렇지만, 역시 어른이 하시는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 것 같
아서요.. 지금은 정말 공부에만 신경써야 하는 나이인가요?? 중간고사
와 기말고사 모두 망치고 나서 지금은 정신을 좀 차린 상태이고 공부
도 열심히 하려고 정말 진지하게 결심을 하긴 했지만 아직도 제 정체성
에 대한 고민을 멈출 수가 없네요.

이런 고민을 일부러라도 머리에서 사라지게 해야 하나요?? 애인에게도
그렇게 말하고 남은 약 3년이 채 안 되는 기간동안, 공부에만 매달려서
좋은 대학교를 가는 게 우선인가요..?? 물론 그렇게 하는 건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고민만큼이나 중요한 문제라는 건 압니다. 외고인 만큼 내신
따기도 어렵고.. 제 위치에서 두 가지 모두 중요한 문제인데, 어떻게 해
야 하나요??








p.s. 상담원님은 언제 정체성을 깨달으셨는지 별안간 궁금해지네요..
그리고 어떻게 고민을 해소하셨는지도요. 물어보면 실례가 될까요?
참, 제가 먼저 올린 글에는 궂이 답을 달 필요가 없으실 것 같아요.


고등학생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