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소입니다.


>상담소입니다.

올려주신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유란님과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많은 10대 분들이 상담소로 오세요.

설레이는 마음과 함께 찾아오는
알 수 없는 불안감과 불편함이
유란님을 많이 힘들게 할 거라 생각이 듭니다.

천천히 이야기 나눠 보아요.

일단, 어떤 친구가 생겼다니
정말 축하드려요.

나 말고 다른 타인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건
내가 그만큼 성장했다는 의미고
또 인생의 다른 의미를 찾게 됐다는 증거니까.

정말 축하할 일이지요.

절대로 숨겨야 하거나 이상한 일이 아니랍니다.

같은 여자아이를 좋아하는 것은 절대 나쁜 것이 아니에요.

세상에는 눈에 보기에는 남-여 관계만 있는 거 같아도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연애하면서 지낸답니다.

그 중에 남-여 커플도 있고, 그 중에 여-여(남-남) 커플도 있고 해요.

간혹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혹은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동성애자를 '비정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건,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할 줄 모르는
몰상식하고 배려심이 부족한 사람들의 태도에서 나온 것이에요.

미국에서는 오히려 이렇게 동성애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를 가진 사람들을
'비정상'으로 즉 호모포비아라는 질병을 가진 사람들로 규정했어요.

그러니 너무 자기 자신을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지 마세요.
물론, 유란님이 어떤 잘못을 한 것도 절대 아니니, 자책도 하지 마세요.

지금은 좋아하는 친구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잠시 즐기셔도 되어요.
주변 사람들의 편견에 사로잡힌 의견들을 하나하나 신경쓰지 마세요.
그들도 나중에는 자신들의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알게 될 거에요.

다만, 한국의 경우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 워낙 뿌리가 깊어서
아직까지 이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지요.

하지만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으니 용기를 잃지 마세요.
 
유란님과 같은 10대들에게 동성애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지 말라는
정책이 시행된 적이 있어요.

그러면서 온라인상에 동성애 관련 정보 탐색이 어려웠었는데,
이에 대해 정식으로 항의를 진행했습니다.

동성애는 청소년들에게 해악이라는 것은 사회적 편견에 의한 것이고,
청소년들에게 동성애와 관련한 올바른 정보를 접할 권리를 제공하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임을 강조한 결과, 현재는 그러한 정보 차단이 해제된 상황입니다.

그러니, 잘 찾아보시면 동성애 관련 정보를 다양하게 접하실 수 있어요.
주요 검색어는 동성애, 동성애자 인권, 이반, 레즈비언, 게이 등과 같습니다.

그 중에 10대들이 많이 모이는 공간을 하나 추천해 드릴게요.

청소년성소수자커뮤니티 라틴
http://cafe.daum.net/Rateen

청소년이반이라는 이유로 겪게 되는 여러 문제들을 함께 나누실 수 있을거에요.


본인이 과연 레즈비언인지 아닌지도 판단이 잘 안서신다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레즈비언은 물론 여자를 좋아하는 여자를 의미하지만,
그런 나의 모습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어요.
또,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시기가 되었을 때 인정해도 늦지 않아요.

당장에 자신을 레즈비언이라고 단정짓는 것이 어렵다면,
조금 시간을 두고 결정하셔도 괜찮아요.

그런 이름짓기는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과거에 남자를 만나던 여자도 맘에 드는 여자를 만날 수 있고,
과거에 여자와 사랑하던 여자도 맘에 드는 남자를 만날 수 있어요.

한 번 레즈비언이라고 결론내렸다고 해서 그 정체성이 영원히 고정되는 것도
아니에요.

내가 레즈비언으로서 살아갈 나의 삶을 긍정하고
앞으로 레즈비언으로서 어떻게 살아갈지 계획하고 생각하는 것이
레즈비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은 그 친구에 대한 가슴앓이 뿐이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걸 고민하게 되실거에요.

그런 고민들 한 두개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자신에 대해 생각하시게 될테니,
내가 과연 '레즈비언인가?'라는 고민의 답은 그 때 내리셔도 괜찮아요.

유란님 이런 저런 고민들 속에서 많이 힘드시겠지만,
이런 고민을 하시는 것 자체가 이미 유란님의 힘을 보여주는 거에요.

남들처럼 쉽게 지나치거나 놓쳐버리지 않고
이렇게 진진하게 자기 탐색을 하고 계시는 것 자체가 매우 큰 의미가 있어요.

너무 주눅들지 마시고, 자신감을 가지세요.

혹시 좋아하신다는 그 친구와 무슨 일이 있거나
주변친구들의 반응에 변화가 생기면 꼭 상담소로 알려주세요.

그  때 또 한 번 같이 얘기 나눠 보아요.

상담소였습니다.




100504007-0705

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