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쓴 상담글에 대한 세심한 답변 감사합니다.
마음이 힘든 이유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제 마음의 방향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동성을 좋아한다는게 제 스스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현재 제가 염려했던 대로 후배가 같은 동아리 남자 후배와 연애를 시작 했습니다.
두 사람을 함께 지켜본 입장에서 둘이 잘 어울리고 알콩달콩한 연애를 할 거 같습니다.
둘 다 신중한 타입이고 서로에 대한 책임감이 있는 사람들 입니다.
남자 후배도 오랫동안 후배를 짝사랑 한거 같고 마음 고백을 위해 여러 단계를 준비한 걸 알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응원도 많이 해주었고요... 주변에서 남자가 용기를 낼 수 있게 도와준 친구가 있습니다.
둘 사이를 상상만 해도 제가 너무 힘들어 지고 초라해 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방해꾼 같고 진심으로 둘 사이를 응원하지 못하는 제가 옹졸하게 느껴집니다.
누구를 이렇게까지 좋아하는 건 태어나 처음입니다.
전 평소 성격이 신중하고 보수적인 타입입니다. 그 동안 제가 소중해서 몸을 해치는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기억을 잃을 정도로 인사 불성이 되서 술을 마신것도 처음이고 식음을 전폐해서 살이 급격히 빠졌습니다.
성형수술을 통해 이미지를 바꿔서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마져 듭니다.
이전에는 이성의 외향적인 요소들을 보고 '나 저 남자하고 잘 되고 싶어'라는 생각을 하고 관계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가 후배를 좋아한건 '쟤 괜찮네 좋아하고 싶다'이런 생각에서 시작한 마음이 아니라 저도 모르게 마음이 그 후배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자꾸 마음이 쓰이고 챙겨주고 싶은게 좋아하는 감정으로 저도 모르게 발전이 된거 같습니다.
후배를 좋아한다는 마음을 알아차린 순간 부터 후배를 볼 때마다 잘 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본게 아니라 오늘 하루 보고 어서 빨리 마음을 접어야지라는 생각으로 하루 하루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볼 때마다 마음은 안 접어지고 좋아하는 감정만 제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더욱 더 커졌습니다.
8살 차이가 나지만 이 후배랑 같이 있으면 제가 알고 있는 그 누구보다 마음이 편안하고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시간이 너무나도 빨리 흐릅니다. 오랜 시간을 함께해도 전혀 지루하거나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그 시간이 즐겁고 힘이 납니다.
후배도 인간적으로는 절 긍정적으로 생각하는거 같습니다.
하지만 절 이성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게 느껴졌습니다
후배를 아예 안 볼 생각으로 후배 앞에서 짝사랑 하는 사람이 있어서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사람 얘기할 때와 달리 제가 누구를 좋아한다고 하니 썩 달가운 표정은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좀 흐른 뒤 후배가 그 사람하고 어떻게 됐냐고 묻길래 잘 안 됐다고 하니 오히려 잘 됐다. 그 관계를 통해 배운게 많았으니깐이라고 하드라고요
친한 언니가 본인도 모르는 누구를 좋아한다고 하니 섭섭한 마음이 들었을거라 생각합니다.
후배에게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본인이 동성애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 안 해 봤지만 개인의 선택이라며 부정적이진 않다고 말하더군요.
예상할 수 있는 답변을 했습니다.
후배가 이왕 연애를 시작한거 사랑의 감정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나중에 제가 고백했을 때 제 마음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남녀 관계는 모르지만 현재 둘 사이가 언제까지 갈지 몰라 저한테 전혀 기회 조차 없을까봐 두렵습니다.
만일 저한테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제는 뒤로 물러서지 않고 당당하게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싶습니다.
기회가 있을 나중을 위해 저는 후배와의 관계를 앞으로 어떻게 유지를 해야 할까요?
지금 당장은 후배를 보면 눈물이 날거 같아서 보기 힘들거 같습니다.
남자 후배와 달리 애초부터 마음을 접을려 행동한 제가 후회스럽습니다.
하지만 후배의 첫 연애 상대가 여자일 수는 없었습니다. 연애 경험 없이 동성애를 시작하는건 무리라고
생각 합니다.
긍정적인 관계를 위해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어리석은 질문인거 알고 저도 답변은 예상 되지만 상담원님이 말씀해 주시면
제가 좀 더 용기를 얻을 수 있을거같습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