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소에서 답변을 드립니다.

상담소입니다.
 
2년여 동안 좋아하고 있는 상대에 대한 마음
상대방과 있었던 일 등을 적어주셨네요.
 
중간에 같은 공간에 있지 못하게 되었을 때에도
글쓴님이 상대방을 많이 좋아했던 마음이
글로도 전해져
 
봄날에 읽기에 무척 따듯한 글이었습니다.
 
여성이 같은 여성을 좋아하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 물어봐 주셨네요.
 
문의 해 주신 질문을 기반으로
답변글을 드리도록 할게요
 
우선, 성정체성과 동성애자 정체성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우선 설명해 드리도록 할게요.
 
성 정체성이라는 것은
(당사자가 어떤 성별에게 이끌리느냐에 따라,
동성애자, 이성애자, 양성애자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어떤 성별에 이끌렸고,
현재는 어떤 이에게 감정을 느끼는가,
앞으로 어떤 누구와 관계를 맺을 것이냐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는 과정에서 정해져요.
 
 동성애자는 동성의 상대에게
감정적으로, 사회적으로, 성적으로
이끌리는 사람 가운데서
그 것을 받아들이고
“정체화” 한 사람을 말하고,
 
양성애자는
동성과 이성 모두에게
이끌리는 사람 중에
그것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인정하는 사람을 뜻하는 것이랍니다.
 
이성애자는 이성에게 이끌리는 사람 중에서
그 것을 자신의 성정체성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고요.
 
 성 정체성이라는 것은
타인이 규정하거나 구분 짓는 것이 아니기에,
 
자신의 성 정체성에 관한 답은
스스로가 내려야 하는 것이랍니다
 
이 과정에 어느 누군가도 자신의 판단 기준을
앞세워 맞다/ 틀리다
바람직하다/바람직하지 않다 고 말할 권리는 없고
그렇게 말하는 것이 다 맞는 내용이 아니기도 한답니다
 
또한 성정체성은 반드시 경험이 있어야
정해지고,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많은 이성애자들이 누군가와 사귀지 않고도
자신을 이성애자라고 말하듯이
 
남성과 사귀어야만 이성애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여성과 사귄 경험이 없다고 해서 동성애자가 될 수 없는 것도 아니에요.
 
즉, 정리하자면 교제 경험이 있건 없건 과는'상관없이'

자신이 겪었던 감정과 현재 느끼는 솔직한 마음,
앞으로 누군가와 중요한 인생의 순간들을
가까이에서 함께 할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내 성정체성이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사회에서는 동성애를 잘못 되었다거나
고쳐야 하는 것으로 여기곤 해요.
 
동성애는 비정상적인 것이다,
동성애는 고쳐야 하는 것이다,
라는 식의 논리는
 
동성애에 관한
바른 이해를 가지고 있지 않은
우리 사회의 커다란 편견이에요.
 
동성애자들을 비롯한 성소수자들을
제3자가 비하하거나 욕하는 경우도 있지만,
동성을 좋아하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부정하거나 혐오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이렇게 동성애를 비정상으로 여기고,
이성애만을 옳다고 여기는 것을 이성애주의 혹은
동성애혐오증(호모포비아)라고 부르는 데요.
  
상담원이 말씀드릴 수 있는
분명한 사실은 여자로서 여자를 좋아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거에요.
 
이성애자들이 이성 사이에 느끼는 감정들을
동성애자들도 동성 사이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어요.
 
또한, 사람들은 누구나
이성에게 끌릴 수 있는 것처럼,
동성에게 끌리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해요.
 
때문에, 이성간의 감정을 사람들이
소중이 하는 것과 똑같이
동성애도 그 자체로
존중 받아야 하는 감정이에요.
 
동성 간의 두근거리는 이끌림,
애틋한 그리움,
그 누구보다도 친밀해 지고픈 욕구,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비정상도 죄악도 아니에요.
 
사회에서는 흔히 십대 때 동성 친구나
동성의 선생님을 좋아하는 것을
우정이나 동경 이상의 것이 아니라고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있는데요.
  
십대의 경험이라고 해서 그 것을
한 때의 방황이라고 말하는 것 또한
사회의 편견 중 하나입니다.
 
우리 주위에선 ‘이성을 좋아해야 할 청소년들이
아직 어리고 철이 덜 들어서
동성을 좋아한다고 착각을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죠.
 
그리고 그러한 감정은 한 때일 뿐이고,
시간이 지나면 이성을 만나게 되어있다면서,
십대들의 감정과 고민을 가볍게 무시해버리지요.
그러나 이러한 편견은 무척이나 잘못된 것이랍니다.
 
우리 사회가 워낙 동성애 자체를
금기시하고 왜곡된 것으로 취급하다 보니,
 
동성을 향한 십대들의 진지한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에요.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성장하는 십대들이
자신의 동성애 정체성이나
경험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자긍심을 갖기란 무척 어려운 일인데요.
 
허나, 상담원은 글쓴님이
친구에게 품고 있는 설레는 마음들,
보고 싶고, 함께 하고 싶은

그 모든 감정들이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매우 소중한 것임을 말씀 드리고 싶어요.
 
상담원이  글쓴님께
조금은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동성에게 느끼는 감정이
이성에게 느끼는 감정과 마찬가지로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한 감정인건 확실해요.
 
하지만, 글쓴님이 친구에게 고백을 하거나
님이 품고 있는 친구 이상의 감정을 표현했을 때
상대방이 그 것을 잘 이해 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어느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부분이랍니다.
 
때문에 앞으로
글쓴님이 가지고 있는 마음을
언젠가 내보이실 계획이라면
조금 신중을 기하실 필요가 있답니다.
 
글쓴님이 친구 분께고백을 하게 된다면 그 것은 곧 바로
자신의 성정체성을 커밍아웃 하는 것으로 직결 되니
좋아하는 마음을 전달하는 것에 있어서는
너무 성급하게 결정하거나 급히 일을 진행하려고 하시진 않았으면 해요.
 
상대방이 동성애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거나
아직 이해가 부족한 경우, 글쓴님의 동의 없이
글쓴님이 원하지 않는 상대들에게
자신의 성정체성이 탄로 나거나 드러날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학급의 다른 친구들이나 선생님등
글쓴님이 원치 않은 상대들에게
자신의 성정체성이 드러나는
예상치 못한 아우팅 상황이 올 수가 있어요.
 
동성애가 죄를 저지르는 것이라거나
잘못을 하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이성애만을
올바른 것으로 가르치다 보니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동성애자 당사자가 짊어져야 하는 것이
매우 속상하고 안타깝지만,
혹여나 이후에
글쓴님의 마음이 다치거나
신변에 위협이 생기지 않기 위해서
이러한 조언들을 드리는 것에 대해
이해해 주셨으면 해요.
 
모쪼록, 상담원의 이야기들이
글쓴님의 궁금함을
조금은 해결 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상담글을 마치도록 할게요.
 
더 나눌 얘기가 생기면
언제든지 상담소에 다시 찾아와 주세요
 
상담소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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