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가 좋아요.

고등학교 와서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1년 동안 같은 방을 쓴 룸메이트가 너무 좋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한테 너무 미안해요.

제가 양성애자란 건 몇 년 전부터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그 후로 좋아하는 여자 친구들도 몇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혼란스러움은 없었습니다. 이 친구를 혼자 좋아한지 6개월이 다 되어가는데 다른 사이도 아니고 룸메이트다 보니 왠지 모를 미안함이 듭니다. 나중에 고백했을 때 그 친구가 껄끄러움을 느낀다면 룸메이트란 이유로 배로 느끼지 않을까, 하고요.

얼굴을 보고 있으면 울컥울컥 감정들이 쏟아져 나오려고 해서 힘듭니다. 입이 멋대로 좋아한다고 말해버릴 것 같아요. 연애감정까지 든 애는 이 친구가 처음이라 너무 힘들어요. 방을 계속 쓰고 싶으면서도 쓰고 싶지 않아요.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다 설레버려서 사실 방에 있기도 힘듭니다.

솔직히 접고 싶어요. 당장 얘한테 고백할 용기도 없는데 혼자 좋아하면서 끙끙 앓는 게 너무 괴로워요. 지금 이 순간에도 보고 싶은데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