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소에서 답변드립니다.

상담소입니다. 
 
먼저 상담이 지연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담당 상담원의 사정으로 상담이 지연되었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올려주신 글 잘 읽어 보았습니다. 
같이 이야기해 보도록하겠습니다. 
 
자신에게 나타는 "이상한 징후"에 대해 털어 놓아주셨어요. 
'남성적'인 스타일의 여성에게 자신이 느끼는 특별한 감정이
자신의 성정체성과 관련이 있는 것인지 물어주졌습니다. 
 
일단, 자신의 어떤 "징후"를 포착하셨다는 것 자체로도 
이미 이 문제를 용기있게 다룰 의지가 있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보통은 가볍게 지나쳐 버릴 수 있는 자기 감정인데도, 
 
이렇게 딱 포착을 하셔서 혹시 내가 여자를 좋아하나?라는
질문으로까지 가져가실 수 있는 마음을 가지셨다는 건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을 좋아하고, 누구와 사랑하고 싶은지를 
고민할 수 있는 첫 시도에서 망설이지 않으셨으니까요. 
 
만약 현재 자신의 감정과 마음이
"남성적인" 여성에게 향하고 있다면, 
그 감정을 잘 살펴 보실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스타일로서 동경의 대상인 것인지
혹은 저런 모습의 사람을 내가 좋아하고 
저런 모습의 사람이 나를 좋아하고 서로를 의지하면서 
함께 지내고 하는 이런 "관계적" 부분들까지 고려하고 계시는지
살펴보실 필요가 있을 거고요. 
 
지금까지 만났던 혹은 사귀었던 
여성들과의 관계와 비교해서는 어떤 게 다르고 비슷한지, 
지금가지 관계했던 혹은 만나본
남성들과의 관계와 비교해서는 어떤 게 다르고 똑같은지, 
이런 비교들을 통해서 확실히  "뭔가 특별하다"는 결론을 
내리실 수 있다면 그건 정말 님의 정체성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의 특별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계기일 뿐입니다.
단지 내가 어ㄸㄴ "겉모습"으르 지닌 여성에게 
끌린다는 것만으로 성정체성을 결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레즈비언이라는 정체성은 
단지 어떤 스타일의 여성에게 관심이 가는 것만으로 
설명될 수는 없고, 
 
여성을 좋아하는 여성으로서 
어떤 여성과의 정신적,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관계에서 
힘과 한정을 얻고 그런 자기 자신을 긍정할 수 있는, 
그런 자기 모습을 기준으로 과거, 현재, 미래를 설명할 수 있는.
그렇게 규정될 수 있는 정체성입니다. 
 
하지만 이런 작업은 나중에 하셔도 될 "이름붙이기" 과정입니다.
그러니 지금은 계기를 잘 활용하셔서 
스스로의 새로운 모습을 탐색하는 과정에 집중하셔도 좋습니다.
 
정체성을 탐색하게 되는 계기나 시기에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어렸을 적에 이런 혼란이 있었는지, 
남성(혹은 여성)과의 교제 경험은 있었는지 등은 
정체성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없답니다. 
 
다들 그 시기와 계기에 있어서 
상이한 조건과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으니, 
그런 부분에 대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남자친구분이 계시다고 했는데 그 관계에서 
본인이 원하는 것, 충족되지 않는 것, 발견되지 않는 것 등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으시다면
지금의 고민을 통해서 하나씩 정리를 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막연하게 
"여성과의 관계에서 그럼 모든 걸 얻을 수 있을 거다"는 
의미에서 드리는 말씀은 아닙니다. 
 
설레임과 긴장감, 애뜻함과 같은 감정은 
구체적인 "어떤 이"를 만나야 의미가 생기는 것이니
지금 단계에서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의 고민을 잘 확장하셔서 
"진짜" 내 모습, "내가 원하는" 관계상을 선택할 수 있게 되시길
바랍니다. 그 과정에서 선택하지 말아야 할 것은 없습니다. 
누구를 좋아하고 어떤 모습이건 그런 감정과 그 감정을 갖는 사람들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테니까요. 
 
고민을 다시 해보시고 더 궁금한 것들이 생기면 다시 
상담소로 찾아와 주세요. 
 
같이 이야기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상담은 여기서 마무리 할게요. 
상담소였습니다. 
 
 
 
 
 
 
 
 
 
 
 
 
 
 
 
 
 
 
 
 
 
 
 
 
 
 
 
 
 

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