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소입니다.

리올님, 상담소입니다.
우선, 답답한 마음믈 안고 찾아오셨을 텐데
이렇게나 늦게 답변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올려주신 글 잘 읽어보았어요.

리올님께서는
현재 친구를 좋아하고,
이 친구와 어떻게 하면 더 가까워 질 수 있을지,
고백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 여쭤봐 주셨네요.
 
올려주신 짧은 글 속에서
상대방을 좋아하는 떨리는 마음, 감정들이
글을 드리는 상담원에게도 잘 전해졌습니다.
 
고백을 하고 싶은데,
그럴 경우 그 후의 일이 크게 벌어질까봐
염려하고 계시네요.
 
대부분의 사회에서는
남-녀 간의 관계가 우선시 되고,
남-녀 간의 관계가 '정상적'인 관계로 간주되는
이성애 중심적인 분위기가 짙은 사회에서는
실제적인 사실 근거 없이
혐오에서 비롯되는 편견, 오해들이 많답니다.
 
혹은 동성애를 보는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이 두려워
누구를 좋아하더라도
말 한번 쉽게 꺼내보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많지요.
 
그래서 동성에게 고백한다는 자체가
얼마나 어렵고 힘든일이라고 느끼는게
이런 사회적 분위기의 영향에서 나온 맥락은 아니었을까 해요.
 
하지만,
누군가를 그토록 열정적으로 좋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모른답니다.
짝사랑이건 상호적인 사랑이건
누군가에게 마음이 간다는 것,
누군가가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진다는 것,
그런 감정들을 느끼는 경험을 한다는 것은
축복이자 행운이에요.

사랑으로 아픈 경험,
사랑으로 눈물짓고 애타는 경험,
그 자체도 사랑해서 행복한 경험 만큼이나
귀중하고 복된 경험입니다.

친구와 친분의 관계가 형성되어있다면,
친구에게 동성애에 대한 생각을 넌즈시 물어보면 어떨지 생각해보았어요.
동성애에 대한 책이나 영화를 추천하면서
보고 나서는 어떤지,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면서 친구에 대한 생각을 알아가는게 중요할 거 같아요.
(홍석천에 대한 이야기라던가.. 등등)
 
만약, 충분히 관계가 형성되고,
동성애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고백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어요.

하지만, 제일 중요한건
두사람의 관계는 리올님께서 제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고민하고 중요하게 판단하셔서 행동으로 옮기셔야 해요.
 
고백은 꼭 상대방으로부터
무언가가 돌아오기를 기대할 때에만
혹은 무언가를 바라면서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마음을 전하는 그 행위 그 자체로부터
스스로 어떤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친구분이 리올님을
어떤 감정으로 대해 오셨을지에 대해서는
지금 상담원이나 리올님이 알 길이 없어요.
미루어 짐작해 보는 것도 무의미하고요.

하지만 친구분이 리올님을
단 한 번도, 조금의 연애 감정으로도
대해 본 적이 없으시다고 한들
리올님이 이제까지 친구분을 사랑해온 일이
무의미하거나 가치없는 건
결코 아니라는 걸 부디 기억해 주세요.

설레이고 두근거리고 수줍던 기억들,
달뜨고 울렁거리고 어쩔 줄 모르겠던
상대의 작은 호의에도 뛸 듯 기쁘던 작고 큰 순간들,
그 모든게 리올님에게 너무나 소중합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게 있어요.
고백을 하고 난후, 상대방에게 비밀로 해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해요.
아웃팅이 될 위험성이 있거든요.
 
아래는
위올님 또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곳이에요.
그곳에서 또래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번 둘러보시면 도움이 될거 같아요.
 
청소년 성소수자 커뮤니티 라틴
http://cafe.daum.net/Rateen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
http://cafe.naver.com/asunaro.cafe
 
앞으로도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기거나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면

언제든 다시 이곳 게시판 찾아 글 남겨 주세요.
열심히 고민 나누겠습니다.

응원과 격려를 전하며,
상담원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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