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을 드립니다.

도기도기님, 상담소입니다.
답변이 많이 지연된 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아동성애자가 사회적으로 비난받거나 문제로 여겨지는 이유는

이들을 어떤 종류의 사랑을 한다든지 혹은 합의된 관계를 맺는 사람으로 보기 어렵고,
단지 유아나 어린이 등 아동의 취약함을 이용해서 
일방적으로 자신의 성적욕구를 해소하는 사람에 가깝기 때문이에요.
이는 아동에 대한 성추행, 아동성매매, 혹은 강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요. 
 
유아나 어린이를 
아직 성인과 평등한 의사소통을 하기 어렵고, 
자신이 원치 않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방어할 수있는 힘이 부족한 상태라고 한다면,
이들이 그런 능력을 키워나갈때까지 보호해주어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이를 이용해서 자신의 욕구를 해소하는 건 
사회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고,  법적으로도 엄하게 처벌받아야 하는 일이 맞지요.  
 
아동성애와 비슷하게 동성애자를 비난하는데 같이 묶이는 근친상간도, 
역시나 문제거리가 되는 이유는
근친상간이 실은 근친강간(아버지 등에 의한 강간)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물론 혈연간 섹스에대한 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때문에 비난받아왔던 동성동본간의 사랑은 
사회가 변화하면서 지금은 전혀 문제될 것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그러니까,
상대방의 의사를 무시하거나, 상대방에게 해가되는 방식은
상대가 동성이냐, 이성이냐, 성인이냐, 아동이냐를 불문하고 
여전히 법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문제시해야 하는 것이 맞아요.
 
하지만, 
그 이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사실, 
이것이 왜 금기인가? 이것이 왜 비난받아야하는가? 하는 질문을
해봐야 하는 것이지요. 
 
동성애자는 그저, 사랑하는 상대가 동성이라는 것을 제외하곤
수많은 이성애자들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에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다고들 하는데,
인간이 동성애를 마치 비정상인양 금기시해왔던 역사는
'자연'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엔 민망할만큼 짧아요.
심지어 자연에는 동성애가 널려있는걸요;; 
그리고 한국에서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나 혐오적 시선이 생겨난것은 
그보다도 더 짧은, 20세기 들어서 미국의 기독교가 유입되면서부터이고요. 
그래서 동성애 혐오에 자연이니 전통이니 하는 이유를 대는 사람들은 
실제로 자연이나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게 아니라 그저
"나는 어쨌든 동성애자가 싫어요"하고 외치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지요.
 
뭐, 동성애 금기의 역사가 얼마나 되었든 간에,  
도기도기님을 불편하고 화나게 만든 사람들이, 
동성애가 단지 과거에 금기시되어왔던 사랑이라고 해서
혹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사랑이라고 해서 
아직까지도 괜한 편견을 갖거나 도덕적으로 비난하는 일이 
더 문제적인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수 있다면 좋겠네요.

사회는 이미 많이 변했고, 
동성애를 비정상으로 보는 시선은 많이 사라졌어요.  

사람들이 동성애자에 대해 잘 모르고,
동성애자들이 주변에서 잘 드러나지 않아서
여전히 다양한 종류의 편견은 남아있지만, 

누군가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적어도
국민에게 당연히 보장되는 권리를 침해당하거나 차별받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아진걸요. 

끝으로 그 분들에게 
농담삼아 이렇게 말씀드려도 좋을 것 같아요.
 

"아동성애나 근친상간이나 대개 이성간에(혹은 이성을 향해서) 일어나는 일이에요. 인구비율상 우리나라 이성애자는 동성애자 수의 아홉배는 되니까 말이에요. 그렇다면 이성애자들을 더 문제시해야하는 것 아닌가요? 이성애를 금지시키든지 하면, 아동성애자도 훨씬 줄어들지 않을까요?"

하고 말이에요.

답변은 이것으로 마칩니다. 
 

 

2013-Y-20


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