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가지 상담거리입니다...



안녕하세요, 또 만났네요 🙂
이번에는 여러가지 상담할 게 있어요.
다 이어서 말하면 조금 복잡하니까, 분류해서 말씀드릴게요.

1. 헤어진 그 애.

수련회를 갔다왔습니다. 13일부터 오늘까지요. 꽤 길죠,,

편지 전해주는 것으로 69일째던가? 제가 포기한 그 아이요, 제가 커밍아웃한 제 절친 말로는, 그 아이가 제가 머무르던 기숙사에 매일 찾아와서 '○○ 없어? 같이 놀고싶어서 왔는데.' 그랬다네요. 그래서 제 절친은 저랑 그 아이 사이가 매우 좋아진줄 알고 속으로 기뻐했대요.

음, 그러니까요... 편지 전해준 뒤로 제가 좀 어색하게 굴었거든요. 아니죠, 아예 대놓고, 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피해 다니고 지금까지 한번도 같이 말해본 적 없구요, 바로 옆에 있으면서 아는척도 안 했어요. 그냥 눈 마주치면 어색해서 제가 먼저 피하고... 수련회에서도 가끔 절친이랑 저랑 같이 가면서 만나면, 그 애, 저는 아예 싹 없는 사람인 양 무시하고 제 절친한테만 인사하고 그랬어요. 아무튼 지금 친구는커녕 친구의 친구대접도 못받는 그런 사이구요.
 네이버 블로그 아시죠. 거기서 제가, 그 아이가 쓴 글을 보면서 '내가 편지 전해준 뒤로 많이 힘들어했구나..'그런 걸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제는 조금 나아진 모습이었구요.
아무튼- 이 관계 더이상 회복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솔직히 많이 미안하고, 주변 선배들도 저희가 서먹서먹해하니까 무슨 일 있냐고 물어오고, 계발활동도 같은 부서라서 빨리 다시 친구로 지내야지 싶어요.
 그렇지만 왠지 그러기 싫은 마음도 있네요. 답답할 것 같아요, 그런 관계.            어떡해야 할지 정말 답답합니다.



2. 친구들과의 관계 (1)
 제가 커밍아웃하지 않은 친구들은 대부분 제가 레즈비언인 것을 모르죠. 그런 상태에서 아이들이 치는 장난이라던가, 여러가지 말들, 그 아이들이 저를 대하는 태도 같은 것들을 감당하기가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습니다. 저와 친해지려는 행동들에 '나는 저 아이에게 관심 없는데'라며 밀쳐내게 되고, 동성애를 모욕하는 발언들을 들으면 어떡해야 할 지 모르겠어서 가만히 고개를 숙여버립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자꾸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내가 레즈비언이라는 걸 안 뒤에도 이 애들은, 이 만큼이라도 나를 대해줄 수 있을까.' 하구요. 조금... 기분이 슬퍼지네요.


3. 친구들과의 관계 (2)
 제가 하는 행동들로 인해 제가 레즈비언, 까지는 아니어도 어느정도 동성애 끼가 있는 아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주변인들에 대한 생각입니다. 그 중 몇 아이들은 동성애를 아주 장난으로 알더군요. 제가 동성애자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저에게 그딴 식으로 장난을 거는 게 한 편으로는 짜증납니다. 저는 진심인데 저에게 다가오는 아이들은 진심이 아니에요. 화가 나고 답답합니다. 그 아이들은 저에게서 무엇을 보고 싶어하는 걸까요? 제가 그 아이들에게 변태처럼 대하는 것을 즐기기라도 하는건지, .....................정말.
그리고 그런 아이들 중에 또 한 아이는 조금 걱정도 됩니다. 허구한 날 저만 보면 와서 앵기고 팔짱끼려고, 아주 있는 힘을 다해가면서 제 팔 사이로 손을 집어넣고, 저에게 좋아한다고 하고, 심지어 귀 대보라더니 뽀뽀합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나는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 아니면 볼에 뽀뽀 안해줘!!"    그 뒤로는 저에게 뽀, 하면서 뽀뽀해달라고 하고. 솔직히 그런 그 아이의 행 동 들 정말 짜증나고요. 걱정도 됩니다. 저도 이제는...그 아이는 레즈비언이 아니라는 거는 감으로 잡히거든요. 그런데 저에게 보이는 태도는 그게 아닙니다. 마치 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애쓰는 모습이 애처로울 정도에요. 실제로 정말 좋아하면 그런 행동, 감히 못하잖아요. 참 대하기 껄끄럽네요.



아.............상담글이 정말 길어보여요. 이렇게 길게 해서 죄송합니다. 세가지 다 그 특유의 진심이 있으니까... 길다고 너무 대충 보지는 말아주세요..

일곱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