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고민되고 어디 말할 곳도 없어서 답답한 마음이에요.
중학교 2학년인데 갈수록 내가 동성애자일까 하고 생각할때가 많아졌습니다. 그게 정말 그런건지, 사춘기를 겪으며 호기심만 늘어나서 괜히 특별해보이고 싶은 마음에 의미부여를 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특별하다' 는 말에 별 의미는 없습니다. 그냥 동성애 자체가 보편적인 이성애와는 다르니까요.) 너무 헷갈리고 혼란스러워서 누군가 정의를 해주었으면해요.
제가 키는 174 정도라 여자치곤, 또 이 나이치고는 정말 큰 편입니다. 친구들이 장난식으로 안기거나 남자친구라며 기대고 설레는 키차이다 뭐다 하면서 스킨쉽이라고 해야하나요..? 그런 행동들을 하면 얼굴로 티가 나진않지만 자꾸 막 음 두근거리고 좀 더 안아줬으면 하고 바라기도 합니다. 개인마다 느끼는게 다르겠지만 저는 좀 더 오래 안아줬으면하고 안아주고 싶고 그런 감정이 막 생겨요.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솔직히 제가 친구들을 성적대상 (단어를 잘 모르겠어서 일단 아는 단어를 넣었습니다.)
으로 보고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죄책감도 들고 저 애가 내 생각을 알게되면 지금이랑 같을까. 난 그냥 몸 원하는 변태같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어.. 굳이 말하자면 죄짓는 기분이고 누가 뭐라고 할것같은 기분이에요.
며칠 전에 엄마랑 같이 누워있다가 우리 부모님은 동성애를 어떻게 생각하실까하고 넌지시 떠보듯이 물어봤었거든요. 그런데 역겹다, 더럽다, 그거 항문성교 아니냐, 에이즈 걸린다던데, 절대 반대다 하시길래 너무 충격받았어요.
제가 막 반박하니까 우리 소리가 들렸는지 오빠도 와서 너 레즈냐고, 뭐 퀴어축제 소식보니까 더럽고 말도 아니더라고, 그런거 몸만 섞으려고 하는거 아니냐고 경멸조에 비웃음까지 더해가면서 말하길래 너무 화나고 자존심 상했습니다. 연년생인데 대체 같은 환경 같은 나이대에서 그렇게 생각의 차이가 생길수도 있다는거에 너무 놀랐구요.. 점점 대화가 진행되다보니 엄마는 제게 넌 그냥 친구로서의 레즈비언을 꿈꾸는거니? 이러시더라구요. 전 그게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친구로서' 에 뭔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정말 웃기지도 않다는듯이 말했다는건 기억납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고 제가 그때 너무 흥분해있어서 기억이 정확한지도 모르겠어요. 이게 상담을 해보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된 것같습니다.
조금은 더 관대하신 성격이신 아빠도 저 정돈 아니더라도 그건 좀.. 이상하다. 이런 반응이셔서 우리 가족에게 무엇을 기대하는건 정말 불가능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커밍아웃을 한것도 아니고 그저 부모님께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내가 여자 사위 데려오고 오빠가 남자 며느리 데리고 오면 어떻게 할거냐고 딱 이 두 마디만 했습니다.
저는 제가 동성애자일수도있고 또 다른 섹슈얼, 젠더를 가질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의견을 물어본건데 그냥 '레즈' '게이' 라는 단어를 놀림과 비난의 대상으로, 어디 병원에 가둬야하는 것같이 취급한다는게 너무 자존심 상했습니다.
제 딴에는 진지하게 물어본거고 일단은 '성' 이 언급되는 문제이니 부모님이 조금은, 진짜 조금은 깊게 생각해보시고 말해주실줄 알았는데 그냥 이러다말겠지. 하는 태도로 일관하셔서 정말 진짜 짜증나고 화나고 억울했어요. 그렇구나,하는 미소가 아닌 그랬냐?하는 비웃음이 팍 꽂힌 기분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다지 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시지 않으셨을것 같고, 이성애자시니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셨겠죠. 차근차근 이해시켜드려야하는데 혼자 씩씩댄것 같다고 혼자 위로중이에요. 그런데 생각할수록 저는 정말 공격적으로, 반항적으로, 젠체하면서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물론 어떻게 받아들이셨냐가 다르겠지만요.
부모님께 동성애 관련 이야기를 꺼낸다는건 내가 이상하게 작아지고, 외계인 취급받고, 신기하다는 눈길을 받아야하고, 입막음 시켜버릴것 같다는거예요. 후에 언제든 내가 느끼는 나의 성정체성에 대한 언급 하면 너 그 소리 다른데서 하지말라고, 명절때에 친척들께도 일절 하지말라고 그럴것 같습니다 솔직히 지금도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실지 무서워요. 진지하게 딸의 문제점, 원인에 대해 고민하실지도 모르고 불안합니다.
전 이성보다는 동성끼리가 더 마음이 편한데 그렇다고 남자가 있으면 무조건 싫다,가 아닌 그냥 편견에 가득차서 대하는것 같습니다. 흔히 말하는 남성혐오인지 그냥 남자 여자가 똑같은 말을 해도 여자가 좀 더 정정당당하고 멋져보이고, 남자는 하나같이 경계의 대상으로만 보여요. 머리속이 하나같이 이상한 생각으로만 차있을것같고 착한 행동, 언행을해도 가식으로 보이고 허세로보이고? 그러는것 같습니다. 특히나 오빠가 그런 사람이라 남자에 대한 환상이 깨져버린 것같아요.
지금까진 그다지 진심으로 좋아해본 사람이 없습니다. 말하자면 주변의 인물들을 좋아하고 상대에게 고백하거나 또는 그런말이나 행동을 하거나..하는건데
'상대를 좋아하다(또는 사랑하다)' 라는 감정이 뭐 어떤건지, 이미 느껴봤는데 그걸 알아차리지 못한건지 모르겠네요. 유치원때든 초등생때든 한번쯤을 어느 반에 누가 떤데 좋다, 친구들이랑 키득거리면서 나 사실 쟤 좋아해.
이렇게 내가 '누구를 좋아한다' 는 감정을 해본적도 없고 느껴본적도 없어요.
누구랑 누구랑 사귄다 얼레리꼴레리ㅡ 이러면서 놀려보고 부추긴 경험은 많은데 정작 전 그런게 없네요.
위에서 언급했듯이 제가 저 스스로 특별하게 포장하고 싶어서, '이때까지 누구도 좋아해보지 않은 사람' 이라는 수식어를 달고싶어서 그러는 건 절대 아닌것같아요. 저는 딱히 누굴 좋아해본적이 없습니다. 그게 왠지 모르겠어요.
진짜 한번쯤은 그래봤을텐데 스스로 생각해도 그래보진않았습니다. 기억이 안나는건지는 모르겠습니다.
계속 ㅡ인것같다, ㅡ인지도모르겠다 하게 끝나서 답답하고 짜증나게 말이 맺어지는데 저도 명확히 확신을 할수가없어서..어쩔수가 없어요 죄송합니다ㅠ
이성한테는 느껴본적이 없는데 동성한테는 느껴본 감정? 생각이 예의 그 두근거림, 좀 더 안아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성과는 안을 일이 잘 으니 안 느껴봤을수도 있지만, 오히려 소름끼칠 것같고 경계하면서 바로 빠져나올것 같아요.
어.. 좀 부끄럽지만 누구든 예쁜 사람은 좋아하잖아요..? 뭐든 차별하지말아야하고 외모보단 내면이 더 중요한거 잘 알고있지만 그런 사람한테 눈길이 가는건 어쩔수 없는것같은데 그냥 예쁜 동성친구나 지나가다 마주치는 언니들을 보면 그 두근거림같은게 느껴지는것 같아요. 이유는 없는데 그냥 친해지고싶고 그런 감정? 멍하게 헐 진짜 예쁘다..하면서 찬찬히 뜯어볼때도 있고 그러다가 누구 빤히 쳐다보는게 실례된다는게 생각나서 제가 변태같고 성욕해소 못해 안달난 사람으로 느껴져요. 그냥 사람 하나하나, 심지어 초면인 사람에게 까지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내가 정신에 문제가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걸 어떻게 느낄지 궁금해요. 전 누가 넌 이러이러해서 이렇다!하고 정의해주길 원합니다. 제가 제 감정을 스스로 이름붙이고 정당화 시키기엔 너무 역부족인것같고 감히 내가,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걸 원해서 상담글을 적는데 너무 죄송한 말이지만 사람이 전자사전도 아니고 단순히 글을 읽고 그러셨군요, 당신은 이런 사람입니다. 라고 상담사님이 완벽히 꿰뚫으실순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제가 제 감정, 느끼는것들을 정의내리기엔 의심이 들고, 그렇다고 상담을 해보기엔 정말인가..? 내가 그런가..? 하고 생각할것 같아요.
말하자면 이도저도 아닌것 같습니다.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저보다는 나이도 많고 경험도 많고 지식도 많으신분께 판단을 부탁드려요.
나름 활달한 성격이라 친구들이랑 몰려다닐때가 태반인데 그럴때마다 기분이 막 붕붕떠서 그런지
내가 이런 성격이라서 나는 정말 좋다, 친구들끼리 마음대로 몸도 부딪치고 손도 잡고 머리카락으로 장난치고 떠들고 내기하고 안고
하니까 너무 좋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동성친구에게 저런 감정을 가졌을땐, 가지게 될땐 어떻게 생각해야하나요.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이러저러한 상상을 해본적도 있고 그래서.. 또 그러다가 퍼뜩 정신차리고 내가 오락가락하다, 이상하다는 생각만 해요. 이 순서가 계속 반복됩니다 그냥 편안하게 생각하고 제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고싶어요 누가 자연스러운거라고, 이상한거 아니라고 말해줬으면 싶고 동성애가 이상하지않고 그저 많은 사랑중 하나일뿐이라는거 잘 알고있지만 막상 제가 그렇다고 생각하니 막 혼란스럽고 헷갈리고? 진짠지, 부모님한테는 어떻게 말씀드려야하는지, 친구들이랑은 어떻게 지내야하는지... 열심히 뭔갈쓰다가 처음부터 새롭게 다시 쓰라고 백지를 받은 기분입니다.
저에게 '사랑하다' 라는 감정?은 뭔가 운명론처럼
팍 꽂히고, 이 사람이다. 하는 느낌일거라 나름 예상중인데 막상 그 두근거림 이상을 느껴본적이 없어 좋아한다는 감정을 모르겠습니다. 내가 동성애자인가 아닌가도 고민거리라 생각하지만 애초에 내게 성욕이 있긴 한가..하고 생각돼요. 또래의 다른 사람들을 보면 성행위나 동영상도 자주 보고, 한다는 데 저는 진짜 드물거든요.
그냥 다 모르겠습니다.. 데미섹슈얼이니 로맨틱? 어쩌구 이런 성향을 정의하는 단어들도 여러개던데 어떻게 알아봐야하고 그런 단어들을 정리해놓은 곳도 모르겠고요.
아까말했듯 좀 그런 상상을 할때가 있는데
청소년은 그런 동영상..을 보는게 이상한건가요? 호기심이랑 성욕이 폭발하는 나이란거 잘알고 그래서 동영상을 본다고, 보건시간에 배웠는데 네이버같은 곳에 치면 청소년보혼가 그린제도라는 걸로 성인인증이 필요하다고 하잖아요. 그럼 저희들은 어디서 성욕을 푸는지 궁금해요. 몰래몰래 동영상을 보거나 상상을 하거나 자위 등으로 욕구를 풀수도 있지만 그게 법적으로 금지되있으면 저흰 그렇게 영원히 몰래 숨어서 할수밖에 없는건가요? 청소년은 성욕을 풀거나 자신의 성정체성, 지향성을 진지하게 고민할 틈이 없는건가요? 저희 부모님같은 분도 있고 아닌분들도 있겠지만 제 생각으론 반대하고 혐오하시는분들이 더 많을것같은데 주변 환경, 배경때문에 자기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그렇게 살고있는 학생들, 청소년들이 많지 않을까요..
자위는 경험해본적이 없는데 아플것만같고, 몇달에 한두번씩 동영상을 보는데 이성끼리 하는건 뭔가.. 남자가 너무 강압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거의 안보고있습니다. 남자는 위로 여자는 밑이라는 개념이 너무 화가나고 억울해요. 우리나라말에도 하늘같은 남편, 음양사상? 그런말이 있잖아요. '성' 을 교과서 (생물학적인 것?) 와 동영상으로만 배워보고, 접해봐서 그런 생각이 콱 박힌건지는 모르겠는데 동영상에 나오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더러워보이고, 여자는 강제적으로, 피해당하는것 처럼보여서 거북해져요. 서로 합의하에 또는 연출된 장면인걸 알고있는데도 여자가 너무 안쓰러워보이고 좀 아프지않게 하면 안되나싶은 생각이들고, 삽입장면이나 성기가 자세히 나오는 부분..?은 징그럽게 느껴집니다. 영상을 보면 길어야 오분 조금넘게 보다 꺼버리고, 애무..라고 하나 성기가 클로즈업되어서 나오지않는 장면만
봅니다. 더럽다고 생각되는걸 바꾸고싶은데 그게 정말 마음대로안되고 그러네요..ㅠ
최근에는 레즈비언 동영상을 찿아보았는데 조금 더 보기에도 편하고 그런 느낌이에요. 말하자면 훨씬 낫습니다.
내가 동성애자라고 스스로 확신하는 날이 올 때,
그 후로 제가 성인이 됐을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지금은 학생이라 자유롭게 연애를 한다거나..등등을 할 수는 없으니까요. 커밍아웃 문제도 고민이고 만약 연인을 만나 사랑을 키워간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주변의 시선, 성관계, 취해야할 행동 등등이 너무 무겁게 다가와요. 그게 언제가 될지도 모르는데 벌써부터 쓸데없는 고민을 하는 건가 싶습니다. 오랜 친구가 연인으로 발전한다면야 서로 익숙해서 고민거리도 덜겠지만 연애를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커뮤니티나 모임 등등에 나갔을땐 어떻게 해야할까요.
쓰다보니 너무 이것저것 잡다하게 물어보고 두서없이 마구 생각나는대로 뱉어놓은것 같아 죄송합니다ㅠㅠ 읽으시는데 불편하시더라도 양해 부탁드려요. 지금은 더 이상 뭐라고 써야할지 생각이 안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정말 감사해요.
어디에 어떻게 물어봐야하나 생각했는데 하나같이 개인채팅으로만 상담 가능하다고 하고, 믿을만하지도 않았는데 이런 곳이 있었다니 정말 한숨 놓았네요.
매일 많은 상담자분들 상대해주시고, 조언해주실
상담사님들 정말 존경스럽고 감사합니다ㅠㅠㅠ
+ 댓글에도 추가 내용있습니다!
+ 답변이 꽤나 늦어지네요ㅠㅠ 매일와서 확인하는데 공지를 따로 올려주시는게 더 좋지않을까요? 기간이 너무 지속되다보니까 지치게 되네요.올라오는 상담글에 다급해보이시는 분들도 많으시던데 답변에 한달 이상 소요되는건 조치가 필요한 부분이라 봅니다. 단체 여건이 좋지않아 그렇다면 어쩔수없지만 상담소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주셨으면 해요. 간절하고 애타게 답변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답니다..
항상 기다리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
댓글 3개
니태님의 코멘트
니태니태님의 코멘트
니태상담소님의 코멘트
상담소저희가 훈련받은 자원활동가 및 상담원들로 운영되는 상담소이다보니
인력이 많이 빠져 나가는 시점에서 업무가 지체되는 경우가 생기고는 합니다.
최근 몇 달 간이 그랬어요.
관리/운영을 좀 더 효과적으로 하고
여러분들께서 기다리시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하염없이 기다리시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지연되고 있는 상담글 관련한 공지를
내일 오전 중으로 홈페이지에 게시하려 하고요,
니태 님께는 이번 주 안으로 꼭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세심하게 소상하게 답변 드릴게요.
그 사이 추가하실 질문 있으면 얼마든 덧붙여 주셔요.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곧 답변글로 다시 말씀 전할게요.
- 상담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