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명] ‘진짜’ 레즈비언은 없다. 우리는 우리가 존재하는 모습 그대로 존엄하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는 여성 성소수자들이 겪는 모든 폭력과 혐오에 반대하며, 여성 성소수자의 다채롭고 복합적인 삶의 모습을 인정하고 지지합니다.
이성애 중심적이고 성소수자 혐오적인 사회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탐색하고 이름 붙이는 여정은 복잡한 과정을 수반합니다. 정체성은 단일하고 고정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삶과 관계 속에서 형성되고 변화합니다. 또한 이러한 변화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 역시 삶의 과정 속에 당연하게 존재합니다. 상담소는 이러한 과정을 살아내는 여성 성소수자들의 여정을 늘 응원해왔으며, 앞으로도 함께할 것입니다.
하지만 바로 이 사회적 조건 속에서, 여성 성소수자들에게 ‘진정한 레즈비언이 맞느냐’는 식의 검증이 역설적으로 가해지곤 합니다. 과거의 이성 교제 경험, 외모나 성적 표현, 직업 등을 근거로 정체성을 의심받는 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개개인의 정체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일은 개인의 정체성이 항상 탐색의 과정 위에 있다는 사실을 외면한 채 여성 성소수자들에게 상처를 남깁니다. 이는 또다른 형태의 폭력입니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는 여성 성소수자들이 겪는 성차별과 성폭력, 여성혐오적 문화에 단호히 맞서왔습니다. ‘자격 있는’ 레즈비언은 없습니다. 여성 성소수자로 존재하길 선택한 모든 이들의 삶은 존중받아야 하며, 우리는 그 모든 삶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폭력과 배제의 사회 속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용기에 깊은 존경과 응원을 보냅니다. 드러내든 드러내지 않든, 우리의 삶과 존재는 항상 존엄하며 환대 받아야 마땅합니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는 앞으로도 모든 여성 성소수자, 그리고 모든 사회적 소수자들과 함께,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는 세상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2025년 5월 1일
한국레즈비언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