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아파하며 버티며 살고 있었구나…
스위트피
집단상담 ‘후기’라… 끼리끼리 활동 (앗, 지금은 상담소지^^;) 해 오면서 이런 류의 글쓰기를 해 본적이 없었는데 말이죠. 후기라면 토론회 후기를 써본 적은 있지만. 아, 그러고 보니 집단상담 시작할 무렵에도 이런 말을 했었구나. “끼리 활동 같이 하는 사람들이랑 이런 걸 할 줄은 난 정말 몰랐어요.” 라고.
큭, 그런데 위의 문단을 보니 ‘이런’이란 단어를 세 번이나 썼네요. 도대체 ‘이런’ 게 어떤 거였냐구요? 음, 대여섯이 둘러 앉아 ‘논리적’이거나 ‘반듯한’ 말 말고, 맘속에 두고 하지 못 했던 말 나누는 거였어요. 내 미니홈피에도 잘 쓰지 못 했던, 느낌의 말들을 나누었죠. 그런데 그게 참 쉽지 않은 거더라구요. 회의 테이블에서 빡세게 활동 얘기를 하던 사람들과 “서운해”, “많이 아팠겠다..”는 말들을 하는 것이요. 내 맘 속의 심정을 글로 끄적여 봤던 적도 별로 없던 나였거든요…
첫 시간엔 집단상담에 임하는 나의 목표를 세우고 나누었어요. 나는 “사람들의 여린 마음과 닿고 싶다”고 했었죠. 활동하며 만나는 사람들과는 약한 모습보단 씩씩한 모습들을 서로에게 보여줘야만 했던 것 같아요. 그래야 힘이 날 테니까요. 그래도 나는 사람들의 여린 모습을 보고 싶었어요. 나만 여린 게 아니구나, 확인하고도 싶었구요. 또, 그럼 더 친밀해질 거란 기대가 있었어요.
나는 참 예민한 사람이었는데요, 언젠가부터는 많이 무뎌졌어요. 그건 그렇게 예민하게 살다가는 미쳐버리지 내일을 버티며 살 수 없겠구나 해서, 현실을 꾸역꾸역이라도 살아가기 위해 내가 어느 순간 택해버린 삶의 방식이었어요. 그래서인가 봐요. 나는 이제야 집단상담 때의 기억들을 곱씹으며 혼자 울고 그래요…
‘상처’라 ‘아픔’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을 덤덤하게 얘기하는 사람, 웃으며 넘기는 사람. 눈물만 흘리는 사람, 크게 소리치는 사람, 자신의 감정이 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하는 사람, 부추겨도 화내지 못 하는 사람, 이런 상황이 적응 안 된다고 하는 사람, 이 말을 하게 될 줄 몰랐다고 하는 사람. 여린 마음들을 나는 보았어요…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나는 무뎌요. 나는 여린 마음들을 봤을 뿐, 닿지는 못 했어요. 왜냐하면, 그럼 난 무너져 버릴 것 같았거든요. 내 맘 저 깊은 곳에 두었던 슬픔 같은 것이 올라오는 게 두려웠어요. 그걸 이제 알았어요. 그래서 뒤늦게, 그 때 같이 상담했던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들이 문득문득 떠올라요. 뒤늦게 울기도 하구요. 지내면서, 술이라도 한 잔 하면서 건네 줄 얘기가 많네요. “너도, 아파하며 견디며 살고 있었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