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동성인 동료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같은 일터이다보니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입니다.
이반 커뮤니티에서 만난 사람이라면 호감이 생겼을 때 다가가기가 상대적으로 쉽겠는데 이른바 일반 사회에서, 그것도 직장에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으니 무척 난감한 기분이시리라 생각합니다. 상대방이 당신과 같은 이반인지 아닌지 파악하기도 어렵겠고, 자칫하다 당신 마음을 누군가에게 들키기라도 할 경우 일터에서의 당신 위치마저 흔들릴 수 있는 실정이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아마 안 될 거라고 지레 포기하거나 겁만 먹고 있지는 않아도 됩니다. 누군가가 마음 속에 들어와 버리는 일은 인생에서 그렇게 자주 일어나지 않는 소중한 사건이잖아요. 소중한 만큼 공을 들여 보아야지요.
우선 그 사람과 좀 더 가까워질 기회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일터 사정에 따라 휴식 시간이나 식사 시간을 활용한다던가 프로젝트를 같이 맡는다던가 출퇴근시 카풀을 한다던다 하는 식으로 말이지요. 상황을 살피다가 그 사람이 무언가 어려워 할 때 얼른 나서서 도와주는 식으로 가까이 다가가 봐도 좋겠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친해져야 다른 여지를 살필 기회도 늘어날 테니 말입니다.
가까워진 상태라면 서로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조금씩 털어놓게 되지 않을까요? 친해질수록 연애관에 대해서나 이상형에 대해서도 더욱 자연스레 말문을 트게 될테고요. 그런 상황을 잘 활용하여 동성애에 대한 상대방의 평소 생각을 알아 보거나 상대방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에 대해 살펴 볼 수 있을 터입니다. 만일 상대방도 당신에게 동료의식이나 우정이 아닌 연애 감정을 느낀다면 서로 그 사실을 눈치 채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상호적인 호감과 설렘은 두 사람 사이의 화학 작용을 강화시키는 법이기 때문이지요. 두 분이 커플이 된다면 업무상 공정성과 투명성에 해가 가지 않도록 사적인 연인 관계와 공적인 동료 관계를 잘 구분하며 교제와 직장 생활 양자를 모두 지혜롭게 지켜나가시기를 바랍니다.
만일 서로 불꽃 튀는 화학 작용 같은 건 없다해도 정 마음이 가고 두근거린다면 최소한 고백 정도는 해 보아도 좋지 않을까요. 상대방의 감정을 존중할 줄 알고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 없거나 편견을 줄여나가려 노력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예의를 갖춰서 당신의 고백에 응대할 것입니다. 설사 거절을 하더라도 점잖게 하고 이후에 당신이 난처해질만한 상황을 만들지는 않으리라는 것이지요.
물론 좋아하는 상대를 혼자서만 마음에 품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 들키고 말거나, 상대에게 고백을 했는데 그게 소문이 나면서 본인이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도 충분히 일어날 법 합니다. 본인의 성적지향, 성정체성, 성별정체성을 이유로 적대적인 반응을 겪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받거나 자진 퇴사 압박에 시달리는 등 말입니다. 그때는 저희한테 도움을 요청해 주세요. 자세한 사정을 듣고 같이 대책을 모색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