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SBS – 추적! 사건과 사람들 <동성애 – 이반이라 불리는 사람들>

작성자: 아카이브팀 아랑

1. 자료형태

 
자료명: SBS – 추적! 사건과 사람들 <동성애 – 이반이라 불리는 사람들>
자료형태: 영상, 비디오
방송일자: 1999. 9. 13
총 러닝타임: 약 45분
소장: 한국레즈비언상담소
 
 
2. 자료 내용 및 리뷰
 
독립영화 제작자 이씨, 국내 최초의 동성애전물출판사의 편집실장 김아무개씨, 이태원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정아무개씨 등은 모두 동성애자다. 이들의 삶을 통해 동성애자들의 좌절과 극복, 일과 사랑, 편견과의 고독한 싸움 등을 짚어본다.
 
 
영상은 한 22살의 어린(젊은) 남성 동성애자의 자살과 ‘이번엔 실패하지 않기를.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기억 저편으로 사라질 것’이라는 유서로 시작된다.
 
故오모씨는 대학에 들어가면서 가족들에게 자신은 동성애자임을 밝혔지만 그로 인해 받게되는 압박과 고통 끝에 이런 선택을 하게 된다. 故오모씨의 친구가 나와서 인터뷰를 하게 되는데 그 친구분께서 이런 말을 하셨다. ‘사회가 날(故오모씨) 죽였다.’ 라는 유서의 말에 동의한다고. 故오모씨는 자기같은(동성애)사람들을 생각해주고 더이상 자기같은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친구들에게 남겼다고 한다.
 
죽을때까지 솔직하게 살아갈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를 처절하게 고민하다가 결국 안타까운 선택을 한 이 이야기는 15년이 지난 지금과 크게 달라보이는것이 없다. (그래도 조금더더 긍정적으로 변하긴 했다.)
 
여러명의 동성애자가 나오는데(남성 여성 포함), 첫번째로 자신의 동성애자임을 숨기면서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게 힘들어서 집을 나와 독립하는 모델이자 백댄서인 게이가 나온다. 그는 사춘기때 자신이 이성이 아닌 동성을 보고 가슴이 떨리는것에 대한 너무 심한 죄책감과 괴로움에 결국 학업 중단 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른이 되서 자기 직업을 가지고 정체성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사랑하는 사람을 찾은 뒤에 정신적 안정감을 찾았다며 그 사람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그냥 너무 좋아요. 그냥 좋아요.’ 사랑에 빠진 여느 사람들과 다를바가 없다. 또 본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은근히 커밍아웃을 할꺼라고 흘렸더니 점점 일거리가 없어져서 이태원 게이바에서 드랙퀸 복장(여장과 비슷)을 하고 춤을 추면서 생계를 유지한다고 했다. 영상에서는 그가 화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부분에서 트렌스젠더와 드랙퀸 그리고 복장도착자와 게이는 다른것임을 명시해줬다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두번째로 레즈비언 카페 레스보스가 나온다. 첫 장면은 ‘한그루의 나무처럼 홀로 자유롭게 그리고 하나의 숲처럼 자매애로 뭉쳐살아가는 것 그 것이 우리들이 그리는 삶-LESBOS-’이라는 팻말이 비춰지다가 여성 동성애자가 나온다. 그녀는 자신의 학창시절에 대해 말을한다. ‘예쁜 여자애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걔를 보면 가슴이 떨리고 손도 잡아봤음 좋겠다, 밥도 같이 먹었음 좋겠다-라고 생각이 들고 다른 애가 그 애 옆에 있음 화도 나더라’ 라고 인터뷰했다. 이 역시 흔한 그리고 누구나 다 겪었을 법한 학창시절 사춘기때의 사랑의 모습이다. 하지만 자신이 혹시 정신병이 아닐까 벗어나보려고도 노력을 했다고 덧붙히는데 그 때 당시의 (지금도 그렇지만) 동성애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없었고, 설령 있었다 하더라도 부정적이였음을 보여준다. 31살의 레즈비언, 그녀는 사랑하는 여성과 함께 살며 옷가게 장사를 하는데, 방송의 나레이션으로 ‘보통의 남녀가 그렇듯 우연히 두명이 만나 사랑에 빠지고 같이 살게 되듯이 이들도 그렇게 되었다’라는 말이 매우 좋았다.
 
세번째로 동성애 도서출판 편집위원인 양씨가 나온다. 그는 고등학생때 3년 내내 좋아했던 남학생과 교제를 했는데 주변에서 헤어지라고 따돌림도 당하고 괴롭혀서 결국 헤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로 마음을 닫고 살았지만 자신에게 더 당당해지기 위해 커밍아웃을 했고 힘든 점도 있었으나 커밍아웃을 함으로써 스스로에게 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네번째로 이희일 감독이 나오는데 이희일 감독은 동성애자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방황하고 힘들게 살아왔는지 또 그 시간동안 자신을 증오하고 죽음을 결심했는지를, 그럼에도 또 이 사회에서 얼마나 뿌리내리고 싶어하는지를 영화에서 담고 싶었다고 했다. 그것은 자신의 이야기면서 모든 동성애자들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영상에서는 이성애자와 호모 포비아들이 가지고 있는 동성애와 에이즈에 대한 생각, 즉 ‘이성애 섹스는 에이즈를 유발시키지 않으므로 예방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동성애 섹스=에이즈이기 때문에 금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잘못된 지식임을 설명하고, 에이즈와 동성애 섹스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달하는것이 굉장히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우리나라는 동성애 섹스로 에이즈가 발생한다는 생각이 강하고, 이성애 섹스는 안전하다고 알고있다. 15년이나 지난 지금도 역시 올바른 성교육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앞서 나왔던 동성애자들의 말로 엔딩크레딧이 올라 가는데, 그 수많은 이야기의 공통된, 그리고 가장 말하고 싶어하는 것은 가족에게 친구에게 사람들에게 숨기고 싶지 않다. 그런 사실이 더 힘들게 만든다, 또 ‘당당해지고 싶다’라는 이야기였다. 자신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며, 그 사람이 이 사람(동성)이다 라고 당당하게 말하는것.
 
레스보스의 간판의 ‘한그루의 나무처럼 홀로 자유롭게 그리고 하나의 숲처럼 자매애로 뭉쳐살아가는 것 그 것이 우리들이 그리는 삶’ 이라는 말과 같이, 이 땅을 살아가는 동성애자들의 염원이 잘 보이는 방송이었다. 걱정반 기대반으로 방송을 봤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올바른 이야기와 편견없는 방송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보았다. 그리고 방송에서 동성애-이성애를 떠나 ‘사랑’의 모습은 다르지 않고 같다는 점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강조되는점 에 스스로도 많은 위안을 받았다. 동성을 사랑한다고 해서 특별한 게 아니다. 또 그 사람은 다른 여느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그저 ‘사랑’은 ‘사랑’일 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15년이 지난 지금, 분명 인식이 개선된 점도 많지만 조금 더 동성애자들이 슬퍼하지 않고, 외국이나 다른곳으로 도피만이 정답이 아닌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주변 사람들에게도, 이해가 아닌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