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와 연애 중인 여동생, 부모님께 말씀 드려야 할까요?
여동생이 동성 교제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군요. 동생이 당신에게 이야기해 주었거나 여러 정황 상 당신이 눈치를 채고 만 상황이리라 생각합니다. 어떻게 알게 되었든 당신은 아마도 그게 일종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부모님께 말씀 드려야 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것일 터입니다. 과연 그대로 두어도 괜찮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동생의 동성 교제는 전혀 잘못되지 않았고 그러니 문제도 아닙니다. 부모님께 고하여 해결책을 도모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전적으로 동생 본인이 부모님께 말하고 싶을 때 말하면 됩니다. 물론 당사자가 말하고 싶지 않으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지요. 성정체성이나 교제 관계에 대한 커밍아웃은 어디까지나 당사자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상대에게 원하는 방식으로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합니다. 이는 청소년이든 성인이든 마찬가지입니다. 동생이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할 권리를 존중해 주기를 바랍니다.
만일 당신이 정 걱정이 된다면 부모님께 달려가기보다 동생과 직접 이야기를 해 보세요. 동생 쪽에서 먼저 이야기를 꺼낸 상황이라면 그건 동생이 당신을 대화 상대로 믿는다는 의미이므로 이야기하기가 한결 수월하겠지요. 친구들끼리 서로의 연애사로 수다 떨듯 동생의 연애사도 자연스럽게 들어주세요. 궁금한 점은 물어보고 염려스러운 바는 솔직하게 표현하세요. 기본적으로 동생을 이해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다가가면 동생도 당신에게 점점 더 많이 열어 놓을 겁니다. 만일 동생이 말하지 않았는데도 당신이 알게 된 상황이라면 동생이 놀라서 위축되지 않게 더 조심스레 다가가세요. 동생은 아직 말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거나 말하고 싶지 않았던 것일 터이므로 당신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를 어려워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때 캐묻거나 밀어붙이면 동생은 더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이야기할 상대가 필요하면 언제라도 기꺼이 내가 그 역할을 해주겠다는 의사만 동생한테 잘 전달해 두세요. 언니/오빠는 나를 재단하기 앞서 일단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겠구나 하는 믿음을 동생에게 주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