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팅 outing
동성애자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히는 커밍아웃과는 달리, '아우팅'이란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타인에 의해 자신의 성정체성이 폭로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떤 이성애자도 누군가가 자신의 이성애자 정체성을 폭로할까 두려워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성애만이 '정상'으로 규정되는 사회니까요. 이성애주의 사회는 동성애자 정체성을 '약점' 혹은 '숨겨야 하는 것'으로 만들고 맙니다.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밝혀짐으로 인해 정신병원으로 보내지거나, 직장에서 해고를 당하고, 인간관계가 끊어지고, 집에서 쫓겨나는 등의 폭력을 겪게 된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무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가족에게, 직장 동료들에게, 혹은 가까운 지인에게 자신이 동성애자임이 제 3자에 의해 밝혀졌을 경우, 그 개인은 큰 당혹감을 느끼게 될 가능성이 크지요. 아우팅은 동성애자가 '커밍아웃'을 통해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성 정체성을 드러낼 권리를 빼앗는 것이기도 해요.
더 큰 문제는, 당사자가 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아우팅'으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이용해서, 동성애자를 대상으로 ‘아우팅’시키겠다고 협박하고 범죄를 저지르는 혐오 범죄들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동성애자라는 사실은 이성애자라는 사실과 마찬가지로 그 자체로 부끄러울 것도, 죄책감을 가질 것도 없는 일이지만,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인생에 족쇄를 채우는 사회와, 그러한 사회적 편견을 가진 사람들로 인해 차별받고 잔혹한 대우를 받기도 하는 현실입니다.
이렇게 동성애 혐오와 억압이 공고히 자리 잡고 있는 현 사회에서 '아우팅'은 동성애자의 생존의 문제와도 직결될 수 있으며, 실제로 여러 가지 범죄와 차별 사건들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한편, 동성애자 커뮤니티 내부에서 서로 알게 된 사람들 간에 타인의 성정체성에 대해 공공연히 이야기를 하는 경우들이 있는데요. 물론 불가피한 경우들도 많지만 그것이 본인이 원하는 일인지, 외부에 알려져 당사자가 피해를 입게 되지는 않을지, 개인의 프라이버시권과 관련하여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