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아웃,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도록! | 하늘(상담팀 활동가)
상담소에는 커밍아웃과 관련된 내담자의 상담 요청이 자주 들어옵니다. 커밍아웃을 하고 싶은 욕구, 커밍아웃을 하는 방법, 커밍아웃 하고 난 이후 갈등 등 커밍아웃과 관련된 여러 사례들이 접수 됩니다.
현재 여성이반 자긍심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노크팀에서 ‘커밍아웃, 과연 해야 하는 것인가?’ 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모든 지점에서 합의가 이뤄지진 못 했지만, 여러 생각들을 공유한 끝에 “커밍아웃은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긍정하는 행위라는 점, 타인에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알리고 그들로부터의 긍정으로 사회의 변화를 야기하게 되고, 동성애자의 권리를 보장 받는데 이바지 할 것이란 점 등으로 지향해야 할 것이다. 다만 커밍아웃은 자신의 선택에 의한 것이어야 하며 강요되어서는 안 된다.” 라는 의견으로 합의가 모여졌습니다.
이러한 화두를 가지고 활동을 하던 중, 최근 가족에게 커밍아웃을 하며 더욱 커밍아웃에 대한 여러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하여 커밍아웃에 대한 나의 생각은 얼마나 농익었는지 이번 기회를 통해 정리해 보려합니다.
커밍아웃을 지향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개인적으로 커밍아웃을 결심한 이유는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지지자를 형성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는데 성정체성을 숨겨야 한다면 나 스스로 소통에 만족스럽지 않다고 느낄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나를 사랑하는 이들이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빼앗지 말자는 것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금전적, 마음의 준비, 말하는 기술 등은 커밍아웃을 하는데 중요한 전략으로 이야기 하는 것들입니다. 이와 함께 덧붙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첫 번째는 커밍아웃을 하자마자 나오는 가족의 첫 반응에 대해 너무 크게 무게를 두어 상처 받는 말들과 행동에 무너지지 말라는 것입니다. 사람이 놀라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더 큰 액션과 말과 감정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원래 자신의 페이스를 찾게 되고 그 때서야 비로소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게 됩니다.
두 번째는 커밍아웃한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고 여유 있게 대처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부당한 요구를 모두 수용하고 상대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요구에 부응하는 행동을 할 이유도 없습니다. 단지, 말에 귀 기울이라는 것입니다.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겐 큰 위로가 될 수 있고, 서로를 이해하는 시작일 될 수 있습니다.
커밍아웃은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닌 계속적인 과정이 필요합니다. 때문에 속 시원히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장이 매우 중요하단 생각이 듭니다. 현재 상담소에서는 7월 8월 여성 이반 자긍심 증진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는 노크팀, 꾸준히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게시판, 전화, 면접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상담팀 등이 함께 그러한 장을 만들어가고자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