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로 살다 보면 결혼도 못 할 텐데 혼자서 외롭게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요?
동성에게 끌리는 사람들 중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동성애자로서의 삶을 선택하기를 주저합니다. 동성애자로 살다 보면 혼자서 외롭게 살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이러한 마음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동성애자로서의 삶은 외롭고 쓸쓸할 것이다,’ ‘동성애자는 불행한 삶을 살게 된다’는 생각은 동성애에 대한 대표적인 편견 가운데 하나입니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살아가는, 소위 전형적인 이성애자로서의 삶을 살지 않게 되는 동성애자는 남편도 없고 아이도 없는 노후생활을 보내며 쓸쓸하게 살게 될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이것이 동성애자들이 사회적으로 차별 받는 존재로서 살아가면서 구조적으로 고독하게 되기 쉽다는 지적이라면 어느 정도 현실적인 생각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동성 간 파트너십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파트너와 삶을 꾸려가는 과정에서 이성애자 부부보다 동성 커플이 더욱 많은 불이익을 경험하고, 이것이 관계를 지속하지 못하도록 만들 수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성정체성을 드러내기를 어려워하다 보니 동성애자가 이성애자보다 연인관계를 형성하기 어려울 수도 있고요. 그러나 남자와 여자가 결혼해 아이를 낳고 살아가는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의 원형이며 동성애자는 이러한 삶을 살지 않기 때문에 불행하고 외로울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이는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일 뿐만 아니라 비혼주의자나 아이를 낳지 않기로 선택한 부부를 비롯한 사람들의 삶 역시 불완전하고 불행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남편, 아내와 아이로 이루어진 핵가족만이 정상적인 가족의 모습이라는 믿음은 실제로 존재하는 다양한 삶의 형태들을 배제하는 매우 협소한 규범일 따름입니다.
자신의 성정체성을 긍정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동성애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 동성애자들은 파트너와 가족을 꾸려 살아가기도 하고, 동성애자 커뮤니티 속에서 공동체를 형성해 서로 도우며 살아가기도 하며, 혼자서 생활하기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어떤 방식의 삶이라도 잘못되었다거나 건강하지 않은 것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다른 동성애자들과 교류를 함으로써 자긍심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회적인 차별의 대상이 되는 성정체성을 갖고 살아가는 데서 겪게 될 여러 가지 어려움에 건강하게 대응할 내면적인 힘을 길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동성 배우자와 가족을 꾸리든, 동성애자 공동체를 운영하든, 독신 생활을 지켜가든 동성애자 커뮤니티라는 지지망은 누구에게나 꼭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