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가 비정상인 건 맞지 않나요?
인간 사회에는 여러 가지 형태의 성애가 존재합니다. 동성애, 양성애, 범성애, 이성애 등 끌리는 대상의 성별이 무엇인가, 그 범위는 얼만큼 넓은가를 중심으로 구분되기도 하고요. 누군가에게 성적 끌림을 느끼는가 그렇지 않은가, 누군가에게 애당초 끌림이라는 걸 느끼기는 하는가 등에 따라 유성애와 무성애로 나뉘기도 합니다. 이때 어떤 형태의 성애가 더 옳고 정상이고 자연스러운지, 더 틀리고 비정상이고 부자연스러운지를 규정하는 정해진 기준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두 다 있는 그대로 존중 받아야 마땅한 성애의 한 형태일 뿐입니다.
하지만 시대와 사회에 따라 무엇이 정상이고 비정상인지를 가르는 기준은 달라져 왔으며 그러한 변화에는 저마다 특수한 역사적인 배경들이 있습니다. 현재 한국 사회의 통념과 규범, 즉 주류적 감각은 동성애를 비정상으로 보는 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습니다. 유교 문화의 잔재로서의 가부장제와 남성중심주의 그리고 고루한 민족주의가 뒤엉켜서 동성애를 마치 도리에 어긋나는 성애인 양 취급합니다. 일부 극우-보수-기독교 세력은 동성애에 대한 아주 보기 흉한 혐오와 적개심을 조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통념과 규범이라고 해서, 주류적 감각이라고 해서, 반드시 그 자체로 옳은 건 절대로 아니라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동성애를 직접 경험한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동성애가 인간 사회에서 발생 가능하고 존재 가능한 성애의 한 형태임을 증명합니다. 이때 동성애를 비정상 취급하는 입장이야말로 자연스러운 인간 경험의 한 측면을 애써 억누르는 관점에 다름 아닙니다.
그러니 본인이 동성을 향해 설레고 있다면 그 마음을 고스란히 소중하게 여겨 주셔도 괜찮습니다. 비정상이라고 생각하며 자괴감에 빠지거나 자책하지 않아도 됩니다. 내 마음 속에서 자연스레 우러나는 감정 그대로 존중해 주면 됩니다. 만일 동성애를 이해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만 비정상은 비정상이라고 보는 입장이라면, 동성애를 비정상이라고 여기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동성애를 제대로 이해하거나 동성애자를 진정으로 존중하는 사람이 되기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