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끼리의 사랑은 어떻게 다른가요?
사랑이 무엇일까요? 어느 누가 ‘사랑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명료하게 보편적인 정의를 내릴 수 있을까요? 사랑이라는 건 모두에게 저마다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것인데 말이지요.
“사랑이란 ( )이다.” 여러분이라면 이 괄호 안에 어떤 말을 채우겠어요? 여러 가지 익숙한 말들이 한꺼번에 떠오르는 분도 계실 테고, 자기만의 정의를 내려보려고 애쓰는 분도 계실 거예요. 분명한 건, 사랑의 형태란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많은 이성애자들이 자신의 파트너와 나누고 있는 사랑의 형태가 천차만별이라면, 동성 커플들의 사랑도 마찬가지겠죠.
혹시라도 동성간의 사랑은 이성간의 사랑에 비해서 감정적이고 정서적인 교류가 없는 성관계 중심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우선 자신이 갖고 있는 동성애에 대한 편견부터 점검해 보기를 권하고 싶어요.
물론 성생활 중심의 사랑도 가능하고 그것 자체를 열등한 사랑의 형태로 평가할 이유는 없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나름의 방식으로 사랑을 하니까요. 이는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마찬가지로 해당되는 이야기고요. 다만 동성애를 “난잡한 섹스”, “문란한 관계”라는 식을 폄하하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상당히 많이 있기에 그 점을 우려하는 것일 뿐입니다.
동성애와 이성애가 다르다면, 그건 사랑하는 상대가 이성이 아닌 같은 성별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에서 다를 뿐이지요. 또한 우리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의 문화가 다르니, 이성애 커플의 문화와 레즈비언 커플의 문화, 그리고 게이 커플의 문화가 각각 다른 면들도 있겠지요. 그러나 일반화시켜서 무엇이 다르다 라고 이야기할 순 없어요. 레즈비언 커플들도 다른 모든 커플들처럼 자신들만의 사랑을 가꾸어나가고 좋은 관계를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그런데 한 가지 덧붙여야 할 얘기가 있습니다. 사랑 자체는 여느 사랑과 다르다고 볼 수 없는 사랑이지만, 동성간의 사랑은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이성간의 사랑과 다르다는 점입니다. 가령, 이성 간 사랑은 결혼이라는 제도와 관련이 깊지요. 그러나 동성 간 사랑은 법적 테두리로 보장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그 사랑의 방식이나 유형이 차이가 있을 수 있어요.
물론 이같은 점들은 다른 점이라고만 이야기할 순 없죠. 동성애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니까요. 사랑이 달라서 다른 게 아니라, 다른 대우를 받기 때문에 다른 상황에 놓여있다는 점, 이 점을 기억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