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는데 레즈비언이 될 수 있나요?
성정체성에서의 변화를 겪는 시기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남편과 결혼해서 아이가 있는 여성이라도 얼마든지 레즈비언이 될 수 있습니다. 십대에 자신의 성정체성을 깨닫든, 결혼한 후에 자신이 레즈비언이라는 가능성을 인식하게 되든 어떤 때라도 성정체성을 탐색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시기란 없습니다.
이성과의 결혼 전에는 특별히 여성을 향한 끌림을 느낀 적이 없었지만 오히려 결혼 후에 동성에 대한 끌림을 새롭게 경험하면서 자신을 레즈비언이나 양성애자로 이름 붙이게 된 기혼 이반이 실제로도 많이 있습니다. 특정한 여성에게 끌리는 경험을 하면서 자신의 성적지향을 다시 탐색하는 과정을 통해 과거 경험을 되짚어보면서 이제까지는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여성을 향한 끌림의 경험들을 재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혼 여성으로서 자신을 레즈비언이라고 이름 붙인 후에 선택하는 길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여성에게 끌리는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수용하되 이를 가족에게는 알리지 않기로 선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남편을 비롯한 가족에게 커밍아웃을 하고 다른 여성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탐색하되 남편과의 합의 하에 결혼생활은 유지하기로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확신하게 된 뒤 남편과의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혼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결혼 후에 레즈비언으로서의 성정체성을 깨닫게 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이상하거나 잘못된 일이 아닙니다. 성정체성을 깨닫게 된 후에 어떠한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해서도 정답은 없습니다. 저마다 처한 삶의 맥락에 따라 선택하고 결정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