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여자로서의 동질감, 남자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여자를 만나는 것은 아닐까요?
동질감만으로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사랑을 하게 되는 이유나, 다른 사람과 연인 관계를 맺는 이유에 대해 정확하게 무엇 때문이다 라고 알려진 것은 없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동질감도 사랑을 느끼게 하는 하나의 요소가 될 수는 있을 거예요. 그렇지만 어떤 사람들은 자신과는 다른 이질감 때문에 상대에게 끌린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지요.
특별한 호감, 묘한 이끌림이라는 것은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어떤 매혹적인 감정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죠.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사랑에 대해 떠올리겠지만, 무시할 수 없는 소중한 느낌 혹은 강렬함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요. 그것을 단순히 동질감 혹은 부담감 여부로 이야기하기는 어렵겠지요.
만일 여자가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것이 같은 여자로서의 동질감 때문이거나 남자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라면, 한국의 대부분 여자들이 여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지 않을까요? 우리 사회에선 어릴 적부터 남녀를 구분하고 분리하는 문화가 일반화되어 있으니까 말이죠.
레즈비언들 중에는 남자들과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도 많이 있답니다. 친구하기에 편하다면서 잘 어울리는 사람들도 있지요. 남자들에게서 부담감보다 친근함을 느끼는 여자들이 여자와 사랑에 빠지고 연인 관계를 맺는다는 사실 자체가, 남자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여자를 사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 ‘그렇지 않다’는 답이 될 것 같군요.
남자들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사람이라고 해서 여자에 대해 호감을 더 많이 느낀다는 보장도 없고, 여자를 좋아한다는 사람이라고 해서 남자들에 대해 부담감을 더 많이 느낀다는 증거도 없답니다. 그러므로 왜 여자가 여자를 좋아하지? 하는 질문은 마땅한 답을 찾기 어려울 것 같네요. 그건 레즈비언이든, 이성애자든, 개인에 따라 다른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