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담게시판

    사랑 님, 답변드립니다.

  •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글쓴이 : 상담소
  •  
  • 사랑 님, 상담원입니다.

    답변이 많이 늦었습니다.

    오래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해요.


    애인분이 음주가 잦고 종종 폭음을 해서

    연인 관계에 줄곧 트러블이 있었나 봐요.


    술 문제로 냉각기를 가졌다가

    본인 습관을 개선하겠다는 애인분 약속에 다시 믿어보기를

    수차례 반복하며 많이 지친 상태라 적으셨어요.


    올해 초 완전한 금주를 약속한 다음

    한동안 한결 성실하게 노력했던 애인분이

    몇 달만에 다시 술을 마시겠다고 하는 탓에

    이제 어쩌면 좋을지 정말 모르겠는 막막한 심정이신 것 같아요.


    애인분은 적당히 조절해서 마실 거라고 말하지만

    그런 약속은 이미 여러번 깨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믿어도 되나 이 사람 정말 예전과는 달라질까

    마음이 많이 부대낀다고 하셨지요.


    힘들어서 술을 마시고 싶다고 하고

    그걸 마땅치 않아 하는 사랑 님을 야속해 하고

    그런 야속한 마음을 핑계로 삼아

    실제로 술을 마셔버리는 애인분 모습에

    오히려 더 못 믿겠다 싶으시고요.


    술만 아니면

    사랑 님에게 지극히 정성스럽고 고마운 존재지만

    사랑 님이 관계 유지의 핵심으로 제시한

    완전 금주를 저버리고

    오히려 사랑 님을 설득하려는 애인분을 보면

    이 사람 과연 연인 관계를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인가에 대해서조차

    근본적으로 의심하게 된다고 하소연하셨어요.


    사랑 님은 애인분이 술을 아예 마시지 않길 바라고

    애인분은 금주 압박에 시달림 없이 마시고 싶을 때 마시고자 한다면,

    두 분 모두 마냥 강경하다면,

    입장이 좁혀질 여지가 많지 않은 게 사실이어요.


    사랑 님은 그간의 패턴에 근거해

    애인분이 스스로 음주량과 빈도를 조절하겠다는 걸 믿을 수 없는데

    애인분은 달라질 거라는 자신을

    도무지 믿어주지 않는 사랑 님이 답답하고 힘들 테니

    그 또한 난감한 상황이고요.


    더이상 똑같은 실랑이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면,

    애인분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보다

    지치고 힘들다는 느낌이 더 크다면,

    이해하고 도와주려는 노력을 할 의지나 힘이

    이제는 남아있지 않은 것만 같다면 말여요.


    지금이 사랑 님 스스로를 위해서

    단호하게 관계를 정리해야 할 때인지도 몰라요.


    그간 애인분과 수없이 대화하셨고 함께 노력하셨잖아요.

    몇 번이고 실망하면서도 몇 번이고 다시 믿어보려 애쓰셨잖아요.

    이제 못하겠다 싶은 마음이 든다해도 이상하지 않아요.

    한계를 치는 느낌이 든다해도 이상하지 않아요.


    관계를 지키기 위한

    거의 마지막 시도로

    애인분에게 완전 금주를 요구한 게 올해 초인데

    그때의 약속마저 허물어진 상황이잖아요.

    억장이 무너지는 듯한 마음, 들지요.

    무얼 더 어찌 할 수 있을까

    모르겠는 마음, 왜 안 들겠어요.


    사랑 님 마음 속에

    애인분을 붙잡고 다시 씨름해 볼 의지가 남아 있는지

    그걸 짚어 보는 게 중요한 시점 아닐까 해요.


    애인분이 스스로 조절하겠다는 말처럼 정말 그렇게 제대로 하는지

    앞으로 지켜봐 줄 마음의 여유가 사랑 님에게 남아 있는지,

    아니면 애인분이 마음을 돌려 완전 금주를 위해 노력하도록

    새로 설득하고 싸울 힘이 사랑 님에게 남아 있는지,

    그걸 살펴보셔야 할 때가 아닐까 해요.


    남아 있지 않은 것 같다면

    영 자신이 없다면

    그건 관계를 그만 두어야 한다는 의미 아닐까요.

    불건강한 패턴에서 사랑 님이 빠져 나와야 한다는 의미 아닐까요.


    한편,

    힘이 들긴 하지만, 괴롭긴 하지만,

    우여곡절을 거치며 함께 빚어온 연인 관계를

    지금 놓아버리기 아쉽다면,

    정말 더도 아니고 딱 한 번만 더 노력해보자고

    마음 먹어봐도 좋을 거예요.

    고단하더라도 마지막 찬스, 라는 심정으로요.


    이때

    어느 이상은 애쓰지 않겠다고

    자기 안에 미리 선을 그어두면

    조금은 덜 막막할 수 있어요.


    애인분이 음주 습관을 개선해 나가는 것을 지켜보기로 하든,

    완전 금주를 다시 설득하기로 하든,

    이 사람이 몇 번 이상 약속을 깨면 (혹은 내가 어떤 좌절감에 휩싸이면)

    그때는 정말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더이상 기다리거나 지켜보거나 용서하거나 설득하는 노력을 하지 않겠다고

    미리 생각해 두는 거예요.


    이번에는 다를까

    정말 괜찮을까

    막연하게 생각하면

    힘들잖아요.


    그런 막막함을 벗어나

    사랑 님이 감당 가능한 것,

    사랑 님이 기꺼이 감당하고자 하는 것의 경계를

    또렷이 긋고 관계에 임하다보면

    매 상황에 사랑 님 스스로 통제감을 갖고 대처하실 수 있을 거예요.


    서로에게 바라는 것,

    관계에 기대하는 것을

    두 분이 터놓고 솔직하게 이야기 나눠 보셔요.


    이제까지 문제됐던 상황들을 하나하나 재점검하면서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무엇을 조심하고 무엇을 신경써야 하는가를)

    애인분과 의논해서 정리해 보는 거예요.


    두 분이 꼭 지킬 약속의 목록도 뽑아 보고요.

    약속이 깨지는 경우 그러한 문제적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에 대한 약속도

    따로 정해 보고요.


    아래 링크해 드리는 웹사이트는

    사랑 님이 살펴보시고

    애인분에게 권하시면 좋을 정보들이어요.


    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지 않고 건강하게 생활하는 걸 도와주는 모임/기관들이니

    필요에 따라 활용하시기를 바라요.


    익명의 알코올중독자들 (A.A. 한국연합)

    http://www.aakorea.org/


    전국 단주모임 안내:

    http://www.aakorea.org/meetingAA.html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https://goo.gl/u82L7f (예시로 서울지역 기관 출력)


    [기타 참고]

    보건복지부 공공보건포털 > 정신보건 사업소개 > 음주폐해예방 사업

    > 첨부파일 “최종_2017년_정신건강사업안내”

    >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현황” (pp.405-8) 내용 참조

    https://goo.gl/fwBfOp


    소중한 관계의 위기를 돌파해 나가고자 하는 사랑 님을 응원하며,

    오늘 답변은 이만 마칩니다.

    상담원이었습니다.


    20170505H

     

한국레즈비언상담소는 여성/성소수자의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후원만으로 운영되는 비영리민간단체로써 무료상담의 원칙을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누구나 개인적인 사정에 구애받지 않고 상담 받으며
차별과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한국레즈비언상담소를 후원해주세요!

후원 계좌
국민은행 703601-00-004665 (예금주: 한국레즈비언상담소 | 영문 예금주: LCC KOREA )
신한은행 100-031-030746 (예금주: 한국레즈비언상담소 | 영문 예금주: LCC KOREA)

 
  • 비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