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L상담소 2021년 8월 소식지

한국L상담소 소식지. 이미지가 크게 보여요.

찌는 듯한 더위가 드디어 우리 곁을 찾아왔네요. 해마다 오는 더위인데 왜 이렇게 익숙해지지 않는지. 수도권과 일부 지역은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걷힐 것 같지 않은 이 코로나의 시간들이 다소 답답하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이런 느릿느릿한 시간 속에 한국레즈비언상담소도 꾸준하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한 걸음씩 조심스래 딛고 있습니다. 오래 미룬 신입오리엔테이션을 ZOOM으로 재개하게 되었고, 다른 소모임과 상영회도 온라인 만남을 갖고 있습니다. 상담팀과 또만세, 문화특강[흩어지기-모이기] 프로젝트 역시 하반기에 결과물을 내기 위해 애쓰고 있어요. 이번 달 상담소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

활동가 편지 

[이반검열만큼 무서운 페미검열]

  – 활동가 꼬마 

올림픽으로 열기가 한창인 요즈음, 전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또 다른 이슈가 있었습니다. 양궁 종목에 출전한 안산 선수가 숏컷에 여대에 다니고 있다는 이유로 페미니스트인 것이 틀림없다는 ‘논란’이었는데요. 난데없이 시작된 안산 선수를 향한 온라인 괴롭힘은 외신에 보도되고 정치인들이 관련 견해를 밝히면서 연일 이슈화가 되고 있습니다. 페미니스트이기 때문에 금메달을 비롯해 선수에게 주어지는 특전을 박탈해야 한다거나 국민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처구니없는 주장이기에 이 정도로 ‘찬반 논란’이 일어나는 선에서 전개되고 있는 판국이지만, 사실 어이가 없는 해프닝이라며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2016년에는 ‘여자에게는 왕자가 필요하지 않다 (Girls do not need a prince)’라는 지극히 온건한(?)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었다는 사실로 넥슨에서 성우를 교체한 사건에서부터 시작된 ‘페미 검열’ 또는 ‘사상 검증’은 최근 집게 모양 손가락 일러스트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GS사에서 대대적인 사과를 하고 담당 디자이너가 징계를 받는 사건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안산 선수에 대한 온라인 괴롭힘도 이러한 맥락상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만큼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는 우리 사회에서 이미 심각한 현실이 되어버린 것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되짚어 생각해보면 ‘머리가 짧은 여자’가 검열의 대상이 된 일은 놀랍게도 이번이 처음이 아님을 기억하게 됩니다. 2000년대 중반에는 여자학교를 중심으로 10대 여성 성소수자를 색출하고자 했던 ‘이반검열’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졌던 일이 있었습니다. 2005년 발표된 이영 감독의 <이반검열 1>이 바로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이반검열을 주제로 하고 있는 다큐멘터리입니다. 당시 ‘이반검열’의 대상이 되었던 당사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머리가 짧거나 동료 여학생과 손을 잡는 등의 스킨십을 했다는 이유로 수업을 듣지 못하게 하거나 반을 바꾸는 등의 제재를 받고, 심지어는 정학이나 퇴학을 당하는 일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놀랍도록 ‘이반검열’과 ‘페미검열’의 모습은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숏컷이네’, ‘여중/여고/여대를 다니네’, ‘걸그룹을 좋아하네’, ‘여자들이 자주 쓰는 유행어를 사용하네’ 등등… 누군가를 페미나 레즈로 지목하기 위해 사용되어온 근거들입니다. 15년 전, 머리가 짧은 여자들에 대한 “너 레즈 아니야?”라는 의심의 시선은 2021년, “너 페미 아니야?”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숏컷을 한 여성들이 이토록 검열과 위협의 대상이 되는 것일지 궁금해집니다. 남성들은 왜 그토록 여성들이 레즈가 아닌지, 혹은 페미가 아닌지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확인하려고 하는 것일까요? 어쩌면 “그래서 너 OO 아니야?”라는 질문 속에서 지목하는 대상은 달라졌지만 검열하는 이유는 같을지도 모릅니다. 남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 여성이라는 점, 남성을 위해 꾸미고자 하지 않는 여성이라는 점, 이것이 바로 석고대죄해야 마땅한 극악무도한 죄명일지도 모릅니다. 왜 너는 ‘여자’같지 않아? 왜 남자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꾸미지 않지? 왜 남자를 원하지 않아? 라는 분노가 가득 담긴 의문을 들여다보면 숏컷을 한 여성의 존재 자체가 이분법적 젠더에 대한 도전이자 이성애주의에 대한 위협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하게 됩니다. (물론 숏컷을 하고 탈코를 한 페미니스트도 남성을 욕망할 수 있지만 페미 검열을 하는 사람들은 그 사실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여성의 신체가, 여자의 성별 표현이 통제당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사회적으로 승인되는 것과는 다른 방식의 욕망은 왜 그토록 위협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질까요? 어쩌면 이런 욕망 정도로 흔들리는 것이 이성애주의라면, 여자가 숏컷을 했다는 것 정도를 온 힘을 다해 막아야 할 만큼 위태로운 것이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면, 사실 그렇게 힘이 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숏컷 스타일을 고수한지 10년이 넘어가지만,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머리카락이 길었고 다른 ‘튀는’ 행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반검열의 대상이 되어 본 적은 없습니다. 다만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던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학교에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숏컷을 처음 한 이후로 숏컷은 언제나 편안한 모습, 마음에 쏙 드는 머리스타일, 내가 나로서 더 자연스럽게 있을 수 있는 모습일 뿐이었는데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처음으로 제 머리스타일이 신경이 쓰이고 의식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남성들이 많이 있는 공간을 지나가는 일이 있었는데, 순간적으로 위축이 되면서 무의식적으로 ‘날 페미로 보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실제로 숏컷을 한 레즈비언 페미니스트가 맞는데도 말입니다. 바로 이런 것이 ‘검열’의 힘이구나라는 것을 신체로 경험하게 됩니다. 내가 나의 몸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방식을 조심하고, 의식하고,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남성 권력의 힘이구나라는 것을 체감합니다. 다른 활동가와 이야기를 하는 중에 이런 경험을 하는 것이 나만의 일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이러한 일을 겪고 있을까요?

이런 와중에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서 숏컷을 한 모습을 공개하고 숏컷 챌린지에 동참하는 여성들의 소식을 접합니다. 별 것 아닌 행동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 별 것 아닌 행동이 별 일이 되는 현실에서 어떤 마음으로 용기를 냈을지 짐작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상담소 활동을 하며 만나는 회원분들이 실천하고 계신 가지각색의 성별표현 방식들을 생각해보며 ‘이반 검열’과 ‘페미 검열’이 실재하는 위협으로 존재하는 현실에서 각자 자기의 모습대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큰 일인지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회원분들의 실천을 응원하며, 숏컷을 하기 위해 더 이상 용기를 내지 않아도 되는 세상과 빨리 만나기 위한 노력들을 한국레즈비언상담소도 열심히 펼쳐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알립니다
💎 자원활동가를 모집합니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는  여성 성소수자의 존재를 드러내고, 대안적 삶의 양식을 나누며 차별과 폭력의 피해 경험을 치유해나가는 활동을 통해 차별없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상담소의 <활동가 회의>월 3회 회의를 통해 활동방향 설정 및 운영 점검, 실무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활동가회의에 참여하며 상담소의 미래를 함께 이끌어가 주실 자원활동가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 신입회원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합니다

오랫동안 코로나로 중단되어 왔던 신입회원 오리엔테이션으로 진행했습니다. 7-8월에 걸쳐 3회의 OT가 진행되었는데요. 가입하고 오래 인사드리지 못했던 새 회원분들을 소수 인원으로 만나 뵐 수 있는 너무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상담소는 (가능한) 2-3주 간격으로 줌 온라인 OT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현재 계획된 OT는 8월 28일(토) 3시이니 아직 이수하지 않으신 분들은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OT는 6인 선착순 마감됩니다)

+ 한 가지 더!   송지나의 취재파일 원본 (50분) 상영회 9월 11일
온라인 OT에서 함께 보지 못했던 1996년 5월 방영 송지나의 취재파일 <여자를 사랑하는 여자 – 레즈비언>을 상영합니다. 그간 OT에서도 15분 정도로 편집된 영상만 함께 봐왔었는데요. 이번 기회를 통해 원본 50분 영상을 상영하고 함께 볼 수 있는 자리를 오프라인으로 마련하고자 합니다. 25년 전 끼리끼리 (한국레즈비언상담소의 전신)의 모습과 당시 핫플이였던 이반 BAR 레스보스를 볼 수 있는 놓칠 수 없는 기회 🙂

여름 특집
💎 회원 소식 : 저는 여름을 이렇게 보내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리 4단계로 저녁 약속 한 번 잡기 어려워진 요즘, 여름 휴가도 사람들이 붐빌까봐 선뜻 나서기가 어려운데요. 회원분들은 어떻게 이 무더위를 보내고 계신가요? 왠지 더위도 코로나도 아랑곳하지 않고 본인만의 여름을 너무 자알 ~ 보내고 계실 법한 회원분들께 연락을 취해보았습니다. 도대체 요새 어떻게 쉬는 날들을 보내시나요? 기꺼이 추천 콘텐츠를 내어주신 하랑/슝/팡님 감사합니다 🙂
💦 하랑님의 여행지 추천  오대산명상마을
 
조용하고 느긋하게 혼자 떠나는 휴가에 가장 적합한 오대산 명상마을을 추천합니다.
(아침과 저녁에 운영하는 명상프로그램 참여는 개인선택입니다.)

**** 추천 이유
  • 첫 번째시원한 강원도 평창에 위치해 있으며 월정사는 걸어서 15분 정도에 위치.
  • 두 번째: 1인실과 2명이 최대 인원 수용인 숙소로만 이루어져 있어 조용함취사 금지이지만 채식 식단으로만 구성된 최고의 맛과 재료를 자랑하는 2식이 제공.
  • 세 번째월정사를 통과해서 이어진 오대산 선재길은 평지로만 이어져 있어서 걷기 좋으며계곡의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걸으면 무릉도원이 이곳임.
  • 네 번째근처 가까이 삼양목장이 위치해 있어 돌아가는 길에 함께 구경하기 좋음.
  • 소소한 팁명상마을 근처에(차로 5연월일 카페에 들러서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대파뷰에서 마시는 것도 추천.
💦 슝님의 여름 스포츠 추천
 
골프는 봄 가을이 주 시즌이라고들 하지만 한여름 작열하는 태양 아래라도 마음 맞는 친구들이랑 함께라면 명랑골프가 가능하죠. 새벽 일찍 일어나서 한산한 고속도로를 달려 서울 외곽의 클럽에 들어서면 물 머금은 잔디와 선선한 아침공기에 피곤함이 바로 씻겨내려가요.

 아직 초보지만 서로 스윙자세도 촬영해주고 전, 후반 사이 쉬는시간에 꿀맛 같은 맥주도 한 캔 하고 넓게 펼쳐진 잔디와 산을 보면서 걷다보면 ‘아 사람들이 이래서 나이들어서도 꾸준히 골프를 치는구나.’ 라는걸 느끼게 되요. 잘 치고 싶어서 조바심나고 몸에 힘이 들어가다가도 같이치는 멤버의 여유로운 페이스를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게임이 풀리기도 하고요. 마치고 먹는 파전에 막걸리 한사발…너무 꿀맛이라 운전해주는 친구한테 절하고 싶어집니다. 상담소에도 점차 골프인구가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 팡님의 최애 게임 및 유튜브 채널 추천
 
안녕하세요, 회원 팡입니다. 적분님에게 회원들의 여름나기 게임편을 요청받아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데, 특히 요즘에 비대면으로 즐기기에 좋은 취미라 몇가지 재미있는 게임을 추천드리려고 합니다.  

1. 닌텐도 스위치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이 작품은 저의 인생게임인데요, 많은 사람들에게도 명작으로 꼽힙니다. 아쉽게도 스위치가 있어야 즐길 수 있긴 하지만, 이 게임을 위해서 기기를 사도 전혀 아깝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젤다는 오픈 월드 게임의 대표작인데, 오픈 월드는 정말 기본적으로 짜여진 스토리 외에는 무한정 마음대로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한 카테고리라고 보면 됩니다. 광활한 세계를 무대로 어디로 가든, 무엇을 하든, 모험의 모든 것을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습니다. 잘 짜여진 퍼즐을 푸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세계관에 빠져들어 역경을 헤쳐나가는 주인공이 되어보세요.

2. 유투브 자빱TV, ‘우정리노트’ 
저는 게임을 하는 것도 좋아하고 보는 것도 좋아하는 편인데요, 그 중 유투브 스트리머 자빱TV는 회원 여러분들도 가볍게 시청하기에 좋은 게임방송입니다. 특히 그 중 우정리노트 시리즈는 시골에 내려간 도시토끼의 정겨운 농촌생활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알고보니 서서히 밝혀지는 마을의 끔찍한 실체! ..가 있는데,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애드립으로 진행되는 방송 자체가 굉장히 흥미진진하고, 더군다가 자빱은 게임계의 만연한 남성 중심 문화를 뒤흔드는 페미니스트 스트리머입니다. 디테일한 설정이나 대사 곳곳에 머리를 띵하게 만드는 사회 비판이 숨어있습니다. 컨텐츠 역시 기존에 없었던 참신한 기획으로 정성스레 만들어져 있으니 ‘아 유투브 뭐 재밌는 거 없나..’ 하시는 분들은 한번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 팀 소식
💎 상담팀 
무더위에도 상담활동가 양성과정은 열심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7월 1일 첫 오리엔테이션 이후로 11명의 참여자들과 6명의 상담교육팀 활동가들이 매주 목요일에 만나 교육을 진행 중입니다. 코로나 단계 격상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온라인으로도 열띤 강의와 토론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7월에는 ‘상담윤리’와 ‘상담기법’을 비롯한 2회의 강의, 그리고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주제로 2차례의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상담소를 찾는 많은 분들이 고민하시는 상담 주제인만큼 더욱 꼼꼼하게 다루고자 노력하였답니다.

이제 막 양성과정의 3분의 1이 완료되었는데요, 이 열기를 바탕으로 양성과정을 잘 마치고 상담팀 활동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동안에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 사포의 서재
💦 대중문화특강 [흩어지기-모이기] X 정은영 작가

한국레즈비언상담소 문화특강 [흩어지기-모이기]가 시작됩니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에서 릴레이 문화특강 프로젝트 [흩어지기-모이기]가 시작됩니다. 다양한 정체성, 지향성, 정치성, 운동의제를 내세운 여성/성소수자들이 적극적으로 부딪치고 접촉면을 넓혀나가기를 희망하며, 지금 현재 활발히 작업 중인 여성 예술가들을 초청해 여성/성소수자 존재의 다중성과 문화적 재현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눕니다. 올 하반기 총 2번의 강의로 이루어질 [흩어지기-모이기]의 첫 강연은 미술계에서 활발하고 계신 정은영작가님을 모시고 퀴어미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 8월의 상영회 [영화 번개 소식] 

상담소에 모일 수 없다면! 영화관 번개~~! 
 우리, 둘 (Two of Us) 
– 서스펜스를 머금은 퀴어 로맨스 – 

상담소에 따로 모여 영화를 볼 수가 없어서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인 레즈비언 영화 <우리, 둘>을 같은 타임에 각자 따로 예매하여 보고 왔습니다. 영화 상영 전 매표소 앞에서 간단히 인사만 나누고, 거리두기 원칙을 지켜 안전하게 관람하고 왔어요~~  두 중년 여성의 관계를 긴장감 있게 다뤄 끝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었습니다!!  영화 끝나고 같이 수다 타임을 갖지 못해 아쉬웠는데요. 감사하게도 참여하신 회원분께서 후기를 공유해주셨네요 🙂
* 참여자 미율님의 후기
요즘 영화관을 가지 못했는데 상담소 덕분에 오랜만에 다녀왔습니다. 가기 전부터 추천 받았던 영화라 기대를 많이하고 갔는데 긴 세월을 걸쳐 사랑을 주고 받은 노년의 여성들을 담은 영화를 보니 다들 추천한 이유를 알 영화였습니다! 이번에 오지 못하신 분들도 꼭 봐주세요:)

소모임 소식
💎 시작은 책읽기 시즌2

7월 모임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퀴어 페미니즘 문화비평과 행복에 대한 철학적 비판을 엮어낸 사라 아메드의 <행복의 약속> 4장과 5장을 함께 읽었습니다. 나인님과 고망님께서 발제를 맡아주셨고, ‘행복 이데올로기’에 대한 각자의 비판적 생각과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한 삶에 대해 뜻깊은 이야기를 두루 나누었습니다.  지난주에는 배수아의 작가의 장편소설 <에세이스트의 책상> 도 읽었습니다. 8월 21일 (토) 부터는 황지운 작가의 소설집 <올해의 선택>을 읽을 예정입니다.

페미니즘, 소수자 이슈를 담은 귀하고 흥미로운 책을 읽는 소모임
<시작은 책읽기 시즌 2> 활동에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소모임 참여 문의 lsangdam@hanmail.net
💎 산타올라 : 수락산 수난기
회원님들, 안녕하세요?
신입회원 모노입니다. ‘산타올라 시즌2 세 번째 산행수락산에서 겪은 일의 전말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참고로, 제 인생 최초의 자발적 산행이었습니다. 교회, 학교, 직장의 가학적인 이벤트로만 끌려가던 곳을 스스로 찾아가게 된 계기는 코로나로 인한 갑갑함, 공지글의 초보라는 단어가 주는 가뿐한 느낌 때문이었습니다산타올라에서 엄선한 이 등산 코스는 내성적인 회원분들, 어색한 분위기를 참지 못하는 분들에게 유달리 추천을 해드리고 싶습니다왜냐면요등산한 지 10분도 되지 않아 헥헥헥헥 숨 넘어가며 암벽 위를 네 발로 기게 되니 어색함이 순식간에 사라집니다심박수가 급작스럽게 170bpm으로 치솟으며 오늘 처음 뵌 회원분들과 절친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수락산은 그 나긋나긋한 어감과는 달리 이름이 거대한 화강암 암벽에서 물이 굴러떨어지는 모습에서 유래한 무시무시한 바위산입니다. 말랑말랑한 흙길이 아닌 가파른 바위와 계단, 비에 젖어 바위에 달라붙은 낙엽, 축축한 공기 속에서 걷노라면 제가 산타올라를 신청한 건지 암벽기어올라를 신청한 건지 알쏭달쏭합니다. 혹시 살아서 내려오라는 의미에서 산이었던 건가요?

저는 역시 신입회원이신 들콩님과 도망갈 기회를 노립니다만 저희 곁에는 늘 하랑님(이라 쓰고 간수라고 읽는다)이 계셨습니다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최대한 천천히 걸어주시고 마이쭈 등 열량도 보급해주시고 이런저런 격려도 해주셨어요결국 저희는 탈출을 포기합니다내려가기엔 너무 많이 올라온 겁니다이왕 이렇게 된 거 헬스장에 갇혔다는 마음으로 걷습니다

정상 부근에서 선발대를 만나 염원하던 아이스크림도 사 먹습니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벗게 될 때는 마주 보지 않고 극장식으로 앉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아이스크림은 수락산 정상 부근에서 팔고 있으니 꼭 한번 맛보세요. (씨익)

그렇게 걷기 시작한 지 2시간 57분 만에 정상에 도착합니다! 해발 637.7m의 수락산 정상에 오르기 위해 6.46km를 걸었습니다. 정상에 서서 주위를 둘러보니…. 
운무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네요. 음하하하 

내려가는 길에 김밥도 먹고아이스크림도 한번 더 사 먹었습니다이제 내려가기만 하면 됩니다다들 기운을 내서 쭉쭉 내려갑니다그런데 여기서 끝나면 산타올라가 아니죠땀범벅이 된 저희가 가여워 보였는지 하늘에서 장대비를 쏴쏴 쏴줍니다
비 올 확률이 고작 10%였는데 저희가 그걸 해낸 겁니다게다가 내려오다가 길을 잘못 들어서 엉뚱한 데로 내려옵니다총 거리 10.43km, 총 시간 4시간 40한 명의 탈주자낙오자부상자도 없이 서로 도와가며 무사히 잘 내려왔습니다.
 
엄청 고생한 것처럼 썼지만 정말 고생했습니다그런데 난생처음 산행의 재미를 알게 되었어요서로 신원은 잘 모르지만 신뢰가 가는 분들이랑 웃고 떠들며 함께 뭔가를 하고이 비루한 몸으로도 개미처럼 야금야금 오르면 무사히 수락산을 올랐다 내려올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회원님들수요미식회에 소개될 만한 맛있는 김밥이 드시고 싶으신가요네 발로 기며 반려동물의 삶을 이해해보고 싶으신가요헬스장 PT는 너무 비싸서 망설여지시나요안전하게 수다를 떨고 싶으신가요공짜로 목욕을 하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산타올라 시즌산행에 참가 신청을 해주세요~

* 이번 산행만 난이도가 있는 산행이었다고 합니다. 웃자고 쓴 글이니 겁먹지 말아주세요.  

7월 재정보고

* CMS 정기후원 (170인)
겨울, 결이, 고래, 고레, 고망, 고유, 국산더덕, 권세미, 그린, 김가영, 김권, 김박복, 김유진, 꼬마, 뀨뀨, 나루, 나무, 나오, 나인, 날총, 낭만버드, 너구리, 노키, 늘보, 니나노, 다자인, 도담, 디아나, 또랑, 랄프, 랑랑, 럼블, 레나, 레너드, 레종, 로마, 로지, 로터스, 리나, 마고, 마리나, 마리아, 마셀린, 모노, 무지, 문호영, 미아, 미율, 미친, 민정, 밍기뉴, 반제, 백, 백곰돌이, 버블검, 변영주, 별, 별사람, 보라, 보배, 비바, 빈, 뽐므, 사자, 산들, 살짝찐감자, 샌드, 선의, 성해, 소요, 소윤, 쇼어, 수민, 수현, 슈라, 슐라, 슝슝, 시아, 심플, 쌀, 쏘머즈, 쑤블, 아미고, 아원, 안덕, 얄리, 양말, 엘렌, 연, 연두, 연우, 연이, 연지, 열공,영, 영지, 예리, 오롯, 와플, 원영, 윈느, 유리, 유리, 유이치, 윤주, 은비, 은하수, 음파, 異佳, 이삵, 이상희, 이슬, 재인, 재키, 적분, 전해성, 정, 정우, 정은아, 조연, 준희, 중간계, 지니, 지연, CDH, COX, gomi, Grace, Hewga, Jay, Jay P, JAY.H, JMJ, KBNR, KNY, KS, KSR, KTW, LEO, LJS, LRun, marasade, NGS, NOE, PHR, PSA, PSY, SJE, SK, tittolo, WBR, YJW

* 계좌이체 정기후원 (6인)
바보게이, 서울오리무중, 이샤, 하마씨, 후원금, xuan

* 물품 및 일손 후원
도서 후원: 우리학교 출판사
홈페이지 관리: 부깽
※ 한국레즈비언상담소의 든든한 버팀목이신 정회원, 후원회원, 특별후원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소중한 마음으로 모아주신 회비 및 후원금은 여성 성소수자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고, 다양성과 평등의 지평을 넓히는 활동에 신중히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명단 누락이나 변경, 후원 및 재정 관리 관련 기타 궁금하신 사항은 언제든지 lsangdam@hanmail.net으로 연락 주세요.

오늘 이야기 어떠셨나요?

한국레즈비언 상담소
lsangdam@hanmail.net
www.lsangda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