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모태신앙인 사람도 동성애자가 될 수 있나요?

기독교 모태신앙인 사람도 동성애자가 될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실제로도 동성애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기독교 신자가 아주 많이 있습니다. 전체 인구 중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과 동성애자 집단에서 기독교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입니다. 

기독교도로서의 정체성과 동성애자로서의 정체성이 배치된다고 쉽게 생각하게 되는 이유는 기독교 교리에서 동성애를 죄악시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동성애자 기독교인들은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로부터 갈등을 겪고 죄책감을 느끼거나, 억지로 이성애자로 살아가기를 택하거나, 좌절감을 경험하면서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포기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기독교인과 동성애자 정체성을 통합하는 방법을 발견하고 동성애자 기독교인으로서 신앙생활을 이어나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독교의 교리에서 정말로 동성애를 죄악이라고 말하고 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상당수의 교회와 보수 기독교 단체에서 동성애가 죄악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이들이 근거로 드는 성서의 구절들도 실제로는 동성애를 단죄하는 내용과는 무관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합니다. 대표적으로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도 동성애에 대한 벌을 담았다기보다는 ‘손님을 환대하지 않은 죄’를 다루고 있다고 해석하는 편이 보다 적절합니다. 성서로부터 현대 사회에 적용할 의미를 발견할 때에는 현재 성서를 해석하는 사람들의 주관적인 생각과 편견이 필연적으로 반영되기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성서가 동성애를 단죄하는 방식으로 오독되고 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갖고 이를 비판적으로 수용해야 합니다. 기독교 공동체 내에서의 호모포비아 때문에 동성애자 기독교인으로서 고통을 겪고 있다면, 길찾는교회(pilgrimagechurch.wordpress.com). 섬돌향린교회(sumdol.org), 열린문공동체교회(open doorskorea.org), 와 같은 대안적 교회를 찾아 성정체성을 긍정하며 신앙 생활을 할 길을 모색해 보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