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gile

2005-04-27
I broke something today, and I realized I should break something once a week… to remind me how fragile life is. – ANDY WARHOL

나는 오늘 물건을 하나 깼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은 뭔가를 깨줘야겠구나, 생각했다. 삶이 얼마나 연약한 것인지 잊지 않기 위해서. – 앤디 워홀

얼마 전에 메롱과 헤이리에 갔다. 딸기 마을에서 딸기 얼굴 모양의 뚜껑이 덮인 잔을 하나 샀다. 메롱에게 사달라고 했다. 아주 크고, 크기에 비해서 가벼워서 마음에 들었다. 책상 위에 얹어 놓고 흐뭇한 마음으로 쳐다본다.

어제 녹차를 우린다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덮어 놨는데, 한 두 시간 후에 마시려고 뚜껑을 열어보니 잔 속에 금이 쫙 가 있었다. 슬펐다. 물건이란 게 원래 쓰다 보면 금도 가고 손 때도 타고 하는 것이려니, 생각했지만 영 슬펐다. 어느 날 아침 밥을 푸려는데 사기 그릇이 쫙 쪼개졌더니 먼 데 계신 어머니가 돌아가셨더라, 하는 옛날 교과서에선가 읽은 얘기도 생각나고. 웅…

오늘 아침, 잔을 씻는데 앤디 워홀의 짤막한 글이 생각났다. 삶이 얼마나 연약한 것인지 잊지 않기 위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은 뭔가를 깨줘야 되겠다… 속으로 금이 간 딸기 잔을 보면서 사랑이 얼마나 연약한 것인지 매일 떠올려줘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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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알간 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