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엇, 이전 게시판은 어디로???

2005-04-12
컴퓨터 수리를 맡겼다. 집에 컴이 없으니 아무래도 쓰는 데 게으르다. 그렇기도 하고 뭔가 불안한 마음에 잘 집중할 수 없기도 하다.

나는 메롱에게 버림받았다, 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나는 과거에 사로잡혀 있다. 시간은 흐르지 않고 빙빙 도는 것 같다. 그 때와 지금이 다르기는 하지만, 나 자신도 많이 달라졌다고 느끼지만, 또 많이 비슷하다.

쌍둥이와 말 없음이 커플을 만났다. 그간의 사정을 얘기했다. 땅의 새 연인이 나의 옛 친구인 것이며, 땅의 새 연인이자 나의 옛 친구인 그녀가 메롱과 만났던 날의 일이며, 그 날의 작업 멘트며… 뭐, 남 얘기만 한 건 아니다. 이제는 뭐가 사랑인지 잘 알 수 없게 된 나에대해서도 얘기했다. 그게 별로 아쉽거나 안타깝지 않다. 사랑은 나에게 더 이상 낭만적인 꿈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에게 끌린다는 것도 나라는 유기체의 메커니즘에 불과하기 때문에. 낭만의 껍질을 벗은 사랑은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 누구와 함께 생활할 것인가, 누구와 함께 먹고 살 걱정을 할 것인가, 뭐 이런 질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만나면 만날수록 조금씩 더 좋아지고, 한 번 씩 더 잠자리를 같이 할 때마다 느낌이 달라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따로 떨어져 사는 것보다 그저 같이 살았으면 싶다. 너를 사랑해, 라는 말은 가슴 절절한 울림이 아니라 너 못 생겼지만 귀여워, 와 같은 뜻으로 들린다.

전에 메롱과 사랑을 할 때 제일 힘들었던 일을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 다시 만나보니 제일 힘들었던 것은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사랑받는 것에 대한 확신 없음, 나 자신에 대한 확신 없음, 내가 사랑을 받아도 가당한 존재인가, 하는 차마 물을 수도 없었던 질문들이 사실은 내 속을 가득 메우고 너의 사랑도 조금씩 지우고 있었던 거다.

과연 내가 사랑 받아도 되는 존재인가, 하는 가슴 아픈 질문을 너에게 쏟아 부었다. 내가 그런 질문을 하게 된 것이 너의 잘못은 아니다.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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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알간 뽀 2

댓글 2개

상담소님의 코멘트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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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님의 코멘트

poe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