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2019년 04월 30일 19시 23분
  • 성명과 논평

    공지사항

    [논평] 언론은 ‘에이즈 공포’ 선동을 멈춰라

  •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 [논평] 언론은 ‘에이즈 공포’ 선동을 멈춰라
     

     

    4월 3일 한 여성이 숨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말할 기력도 없는 상태가 되어 한 상담소에 도움을 요청했다. 덕분에 그는 병원에 입원할 수 있었으나 폐렴이 악화되어 일주일 만에 숨을 거뒀다. 모든 사람에게 건강할 권리가 있으나 그에게는 폐렴 진단과 치료조차도 죽음의 문턱에서야 허락되었다. 우리는 그의 죽음을 애도한다. 그런데 애도로 끝낼 수 없다. 그는 HIV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이유로 죽은 이후에도 ‘시한폭탄’ 취급을 당하고 있다. 죽음조차 평등할 수 없는 현실에 우리는 분노한다.

     

    언론은 연일 포항, 에이즈, 불법체류, 마사지라는 단어를 연결시키며 ‘에이즈 공포’를 부추기고 있다. 포항이 ‘발칵’ 뒤집히고 ‘들썩’ 혼란을 겪는 것처럼 선정적인 제목을 뽑아대고 있으나 우리가 보기에 혼란을 겪는 것은 언론일 뿐이다. 콘돔을 사용하지 않은 성매수 경험이 있는 남성이라면 불안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몇몇의 불안이 모두가 공포에 떨어야 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부적절한 내용으로 공포만 조장하는 기사 쓰기를 멈춰라. 이 사건과 관련한 보건당국의 대응과 언론의 보도 등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기본적인 정보의 오류다. “에이즈 양성”은 없다. 에이즈는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 이후 합병증이 발생한 상태를 일컫는 질병명이다. 여러 증상을 종합하여 에이즈 진단을 하게 되며 검사로 양성/음성 반응이 확인되는 것이 아니다. 언론이 ‘양성’이라고 보도하는 것은 HIV 검사다. 그게 그거 아니냐고 넘어가려 하지 마라. 치료제의 개발로 HIV는 관리 가능한 만성질환이 되어 에이즈까지 쉽게 연결되지 않는다.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는 탓에 바이러스 양성 반응만으로도 공포에 떨게 되고 검사 자체를 두려워하는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양성반응이 확인된 후 보건당국은 그의 행적 파악에 나섰다고 한다. 왜 그의 행적을 파악하는가. 할 수도 없거니와 해서도 안 되는 일이다. 그가 실제로 성매매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만약 그것이 우려된다면 전국의 모든 남성에게 알려라. 콘돔을 사용하지 않고 성매수를 한 경험이 있다면 가까운 보건소를 방문해 HIV 검사를 하시라고. HIV양성반응이 나오더라도 치료가 가능하고 30분도 걸리지 않으니 두려워 말고 검사를 받아보시라고. 그래도 두렵다면 상담도 가능하니 연락 주시라고. 그의 행적을 조사하는 것보다 확실하고 바람직한 방법이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공포를 부추기지 말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라.

     

    한편, 그가 일했던 업소가 유흥업소와 달리 건강검진 의무가 없는 점을 문제 삼는 언론도 있다. 문제는 남성을 위해 여성을 검진시키는 제도에 있다. 콘돔으로 예방 불가능한 성병은 없다. 여성에게 검진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신체의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실효도 없다. 차라리 남성에게 콘돔 착용의 의무를 부과하라. 또한 언론은 그가 외국인이며 ‘불법 체류’ 상태였다는 점이 문제인 듯 몰아가기도 한다. 만약 ‘불법 체류’가 문제라면, ‘불법 체류’ 상태에서는 인간이라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의료서비스도 접근하기 어려운 체류 제도가 문제다. ‘불법 체류’ 외국인이 공포의 진원인 것처럼 보도하는 행태를 멈춰라.

     

    언론이 에이즈공포를 부추길 때마다 HIV 감염인들은 사회로부터 배제된다. 그리고 잘못된 정보 때문에 감염인들에 대한 편견이 더욱 심화되고 차별과 인권침해가 강화된다. 게다가 이번 보도에서도 드러나듯 ‘에이즈공포’의 조장은 성차별과 인종차별 등 복잡한 차별의 구조를 더욱 강화한다. 또한 ‘에이즈공포’를 부추기며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를 주장하는 혐오선동세력과 손뼉을 마주 치는 셈이 될 뿐이다. 감염인 인권 보장이 곧 에이즈 예방이라는 세계보건기구의 호소를 허투루 듣지 마라. 공포를 부추기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언론이 지금 에이즈 예방을 방해하고 있으며 평등으로 나아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다. 우리는 에이즈가 아니라 그런 언론이 더 공포스럽다.

     

    2019년 4월 11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knp+, SOGI법정책연구회, 감리교퀴어함께,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경제정의실천불교시민연합,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광주인권지기 활짝, 교육공동체 나다, 금융피해자연대”해오름”, 나누리+, 나무여성인권상담소, 나민인권센터, 노동당, 녹색당, 다른세상을향한연대, 다산인권센터, 다양한 가족형태에 따른 차별해소와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연구모임, 대전성소수자인권모임 솔롱고스, 대학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QUV,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종교평화위원회, 대한불교청년회, 대한성공회 나눔의집협의회,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로뎀나무그늘교회, 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 무:대(ACETAGE) , 무지개예수, 무지개인권연대,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 모임,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민중당, 믿는페미,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법인권사회연구소, 불교생태컨텐츠연구소, 불교여성개발원, 불교인권위원회, 불교환경연대, 불안정노동철폐연대,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 상상행동 장애와여성 마실, 새사회연대,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서울인권영화제, 섬돌향린교회,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자,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신대승네트워크, 알바노조, 언니네트워크,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원불교인권위원회, 원불교환경연대, 유엔인권정책센터, 이주공동행동, 이주민방송MWTV, 인권교육 온다,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단체연석회의, 인권연구소 창, 인권연극제, 인권운동사랑방, 장애여성공감,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장애해방열사_단, 장애해방운동가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여성노동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북불교네트워크,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젠더정치연구소여.세.연, 종교와젠더연구소,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좋은벗,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진보네트워크 센터,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참여불교재가연대, 참여연대,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천주교인권위원회,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서울지부, 청소년 트랜스젠더 인권향상을 위해 활동하는 튤립연대(준),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캐나다한인진보네트워크희망21, 페미몬스터즈, 평화의 친구들, 학술단체협의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인권센터, 한국다양성연구소,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 전화,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인터섹스 당사자 모임 나선, 한부모미혼모정책포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행동하는의사회, 홈리스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