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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02월 20일 1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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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지사항

    [논평] 동성애혐오성 집단괴롭힘으로 인한 학생의 자살에 학교와 교육청이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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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논평]

     

    동성애혐오성 집단괴롭힘으로 인해 자살한 학생에 대하여 집단괴롭힘에 대한 학교 책임만 인정하고 자살에 대한 학교 책임은 부정한 판결

     

    동성애혐오성 집단괴롭힘으로 인한 학생의 자살에

    학교와 교육청이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

    “집단 괴롭힘으로 인한 피해와 자살은 분리될 수 없어”

     

    지난 2013년 7월 대법원은 동성애혐오성 집단괴롭힘으로 인한 학생의 자살에 대해서 학교 측의 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부산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대법원 2013.7.26. 선고 2013다203215 판결, 대법관 이인복, 민일영, 박보영, 김신). 이후 부산고등법원에서는 집단괴롭힘에 관한 학교 측의 보호감독의무 위반 책임을 인정한다고 하면서도, 대법원 판결과 같이 자살에 대한 학교 책임은 부정하는 판결을 내렸다(부산고등법원2014.2.12. 선고 2013나51414 판결, 판사 문형배(재판장), 이효인, 김현철).

     

    1. 집단괴롭힘에 대한 학교와 교육청 책임 인정한 판결

     

    이번 판결에서 법원이 담임교사가 학생에 대한 보호감독의무를 다하지 않아 이 사건 집단괴롭힘이 발생하였고 이로 인해 학생이 자살을 생각하고 실행할 정도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명백하다고 하면서 교사의 사용자로서 부산광역시(교육청)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에는 의미가 있다. 이번 판결은 교사와 학교, 그리고 교육청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의 성격을 인지하는 바탕에서, 집단괴롭힘의 가해 학생들에게 개입하여 교육하거나 전문기관의 상담을 받게 하고, 피해학생에게는 지지적 상담을 해야 할 의무를 가짐을 상기시켰다. 또한 성적 소수자의 차별과 관련한 문제가 오래 전부터 드러났고 관련 인권단체에 성적 소수자 차별 문제를 대처하는 요령에 관한 책자가 있음에도 학교나 교육청에는 이에 관한 행동지침이나 교육 자료가 전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은, 학교와 교육청이 성적소수자 차별에 적극 반대하고 모든 청소년들에게 성적 소수자 인권교육을 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상기시켰다.

     

    2. 집단괴롭힘으로 인한 자살에 대한 학교와 교육청 책임도 반드시 인정해야

     

    법원은 학생의 자살에 대해서까지 학교가 책임을 부담하지는 않는다고 판시했다. 자살한 학생에 대한 다른 학생들의 조롱, 비난, 장난, 소외 등의 행위가 아주 빈번하지는 않았으며, 폭력적인 방법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를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없는 악질, 중대한 집단괴롭힘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이다. 또한 담임교사에게 이러한 집단괴롭힘으로 학생이 자살에 이르리라는 것에 대해 예견가능성이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하였다.

     

    그러나 동성애혐오성 괴롭힘으로 인한 피해와 자살을 분리할 수는 없다. 성소수자 학생이 집단괴롭힘으로 인한 자살에 취약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며, 이런 괴롭힘에는 인신공격과 조롱, 소문 퍼뜨리기, 밀거나 때리기, 소지품을 훔치거나 망가뜨리기, 고립시키기, 신체적 또는 성적 폭력 등 다양한 형태가 포함된다. 어떠한 폭력이 악질이고 중대하여 피해학생을 궁지로 몰고 가는가는 폭력이 일어난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에 근거해야 한다. 특히나 동성애혐오성 괴롭힘이 발생하더라도 그것을 말하는 것조차 터부시되고 학교가 소수자 학생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려는 의식이 부족한 한국의 상황을 볼 때, ‘물리적인 폭력’만을 악질, 중대한 집단괴롭힘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번 사건의 피해학생은 다수의 학생들로부터 낙인찍히고 “뚱녀”, “걸레년”이라는 욕설과 비하, 집단따돌림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리고 담임교사는 가해학생들에게는 가벼운 주의를 주면서도 피해학생에게는 전학을 권유하여 마치 괴롭힘의 책임이 피해학생에게 있다는 것처럼 대처했다. 또한 피해학생에게 우울척도검사, 자살생각척도검사 등 여러 차례의 심리검사를 실시한 바, 학생이 심한 우울상태, 자살충동이 매우 많은 상태, 극심한 불안상태로 나타났음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보호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교육청이나 관련기관에 자문을 구하지도 않았으며, 피해학생을 성소수자 문제에 전문성이 없는 상담교사에게 상담을 받게 하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피해학생에게 학교는 내가 모두로부터 소외되는 공간, 내 존재 자체를 위협당하고 부정당하는 공간이지 않았을까? 이것이 악질, 중대한 집단괴롭힘이 아니고 무엇인가?

     

    대법원 판결과 마찬가지로 이번 판결이 소수자에 대한 어떠한 종류의 집단적 폭력은 심각한 것이 아니며 이로 인한 자살에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사회적 인식으로 연결될까 매우 우려스럽다. 법원은 동성애혐오성 괴롭힘의 특수성과 심각성을 반드시 인식해야만 한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동성애혐오성 괴롭힘을 “도덕적 폭력이자 중대한 인권 침해”라고 표현했다. 동성애혐오성 괴롭힘은 그 자체로 차별과 배제의 한 형태이며, 청소년들에게서 안전한 학습 환경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빼앗는 중대한 폭력이다. 여전히 많은 청소년들이 동성애혐오성 집단괴롭힘으로 인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법원은 학교와 교육청에 책임을 묻는 일에 주저해서는 안 된다. 사법부가 성적 소수자 인권을 보장하는데 보다 적극적인 발걸음을 내딛기를 바란다.

     

     

    2014. 2. 19.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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