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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보지음악다방 Cunt Caba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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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 4,095  
  • 작성자: 아카이브팀 민정

    1. 자료 정보
     
    자료명: 보지음악다방 Cunt Cabaret
    자료 형태: 영상, 비디오
    촬영 일자: 1998
    제작/기획: 지혜
    구성/연출: 지혜
    총 러닝타임: 약 120 min 
    소장: 한국레즈비언상담소
     
     
     
    2. 자료 내용 및 리뷰
     
    "당신이 쓰는 것은 당신의 언어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언어를 쓴다. 당신은 쓰는 것은 이중의, 삼중의 언어다. 어둠 속에서 비밀리에 당신의 언어를 써나간다."
     
    위와 같은 나레이션과 함께, 보지음악다방의 무대가 열린다. 레즈비언과 페미니스트이 만나는 이 장은 공연이 진행되어가는 과정에서 다양하게 변모하는 DJ에 의해 진행된다. 재미있는 것은 공연 사이에 DJ는 계속해서 변화하는 반면, 함께 보고 듣는 영상과 음악들은 하나의 분위기를 엮어나간다는 것이다. 판소리, 잊혀진 바로크 시대 여성 작곡가의 소품, 마리아 칼라스의 오페라, 양성적인 마력의 마를린느 디트리히가 나오는 영상, 베시 스미스의 블루스, 마할리아 잭슨의 가스펠, 이성애 저 너머로 이끄는 쥬디 갈란드의 Over the rainbow, 페미니스트 독립음반회사 레드우드의 설립자 홀리 니어의 Harriet Tubman, 기괴하게 아름다운 보컬 한영애의 달과 코뿔소, 자우림의 마른 인형, 성폭행 경험을 건반 사운드로 풀어내는 로리 에이모스의 Me and Gun, 롤링 스톤지 최초의 커밍아웃 레즈비언 가수 멜리사 에더리지의 Nowhere to go... 스크린에서 오래된 노래와 영상이 몽롱하게 돌아가는 동안, 그 앞에 펼쳐둔 프로그램북에 들어가있는 시들이 지면에서 공중으로 튀어오른다. 
     
    잊혀진, 강렬한 말들이 핏줄 위에서 널을 뛰기 시작한다
     
    삶이란 자신을 망치는 것과 싸우는 일이다.
     
    당연한 세계에서 나만 당연하지 못하여
     
    아, 나는 몸뚱이를 시원하게 열어 보였지
     
    다르게 사랑하는 법
    감추는 법 건너뛰는 법 부정하는 법
     
    그러니까 결국 그 모든 것들은 자신의 것이 아닌 것으로 자신의 것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시도 같았다. 그 자체로 불완전하고 동시에 의미로운 그 작품들은 하나 같이, 여성이며 성소수자와 같은 존재들이, 주변화되고 밀려난 자리에서 어떻게 폭발하고 흘러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중간중간 배치된 DJ의 퍼포먼스는 결국 한 여성이 페미니스트이든, 레즈비언이든, 레즈비언 페미니스트이든, 어떤 각성된 존재, 언어를 변화시키는 존재로 재탄생하기까지를 보여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남성 양복을 갖춰 입었다가, 여성 드레스로 바꾸어 입고, 티셔츠에 몸빼 바지로 갈아 탔다가, 교복으로 건너가, 마침내는 모든 것을 집어던지고, 세상을 뒤집어보겠다는 듯 복싱 또는 레슬링을 할 때 입는 복장을 한 채 DJ는 두 팔에 붉은 립스틱으로 쓴다.
     
    FIGHT LESBIAN
     
    이 구호, 이 구호 전후의 모든 것들은 그저 관조되지 않는다. 무대를 보러온 사람들은 보이고 들리는 것에 호응해 가볍게 춤추고, 마음 가는대로 서로 살 붙인 채 움직이면서 어느 새 공연의 일부가 된다. 또 다른 DJ가 되고, 또 다른 영상 속의 인물이 된다. 유의미한 역사를 함께 이룬다. 음악과 술이 넘쳐 흐르는 속에서.
     
    2014년, 페미니즘과 레즈어니즘이 서로 겹쳐있다가 멀어지고, 멀어졌다가 다시 바라보기도 하는 이 시점에 보지음악다방의 기록을 보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생기와 활력, 은밀한 즐거움과 나누는 기쁨을 목도하면서 몸이 들썩여지는 것 자체가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일 터이다. '재미있었겠다.' '지금에 이런 무대를 기획한다면 어떻게 달라질까.' 동력과 영감은 모든 것의 시작이다.
     
    (+ 영상에서는 당시 성소수자인권운동의 활동들을 알 수 있는 단초들도 조금씩 모습을 보인다. 페미니스트와 레즈비언의 만남에 적극적으로 호응해준, 매매춘 해결을 위한 연구회를 통해 이 시기에 페미니즘 연구가 동성애와 성매매를 다루기 어려워 했고, 두 이슈가 페미니즘 안에서 소수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잠깐 소개되는, 창간 일주년을 맞이 한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는 8년을 발행한 끝에 완간 되었고, 레즈비언 독립잡지 니아까는 3년 동안 발행하다가 웹으로 전환해야 했는데, 각각의 행보를 추적해보고 싶어진다. '보다 나은 민주적 공동체'를 지향하며 파고다에서 교과서에 실린 동성애자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수정할 것을 요구하는 게이레즈비언의 집회를 통해서는 초기 시위에 참여한 레즈비언들의 결연함을 보며 가슴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뜨거움과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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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자료 한국레즈비언상담소

 
    • suii
      17-04-10 00:26
    • 영상 보고싶습니다. 메일 드리겠습니다.